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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국감서 나타난 금융위-금감원 온도차…깊어지는 갈등의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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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에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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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금융당국 수장들이 금융감독원의 독립성과 금융지주 회장 연임 문제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나타내며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라임ㆍ옵티머스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을 향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당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금감원의 독립성 등 금융감독 체계 개편 여부에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윤 원장은 "금감원은 금융위가 가진 금융 정책 권한 아래의 집행을 담당해서 예산 문제나 조직 인원은 다 예속될 수밖에 없는 상태"라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이) 금융산업 육성과 감독이라는 상치되는 목적을 같이 안고 있다 보니 출발에서부터 문제의 씨앗을 안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감독 집행에서도 감독규정을 갖고 있지 못한다"며 "시장에 있는 어떤 상황을 즉시 의지대로 감독 집행에 반영하기 참 어렵다"고 토로하며 금감원 독립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예산을 꼽았다.


반면, 은 위원장은 예산 문제에 대해 "한국은행도 기획재정부 (승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는 점에서 마찬가지"라며 "금감원의 예산도 누군가 승인 등 감시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의 예산 승인 등은) 금융위가 아니더라도 기재부나 국회 등 누군가가 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금감원의) 독립성하고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은 위원장은 금감원과 금융위 갈등 탓에 감독 역할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고 (금감원의) 독립성을 침범하지 않기 위해 금감원장과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두 수장들은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계속된 연임에 대한 규제 수준을 놓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은 위원장은 "지주사 회장들의 연임을 방지하지 않고 있고 문제점도 잘 알고 있어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도 제출했다"면서도 "다만 과거를 돌이켜보면 우리가 개입해서 은행장이나 지주사 회장을 뽑았을 때도 나름대로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또 그는 "이사회나 주주를 믿지 못하니 금융위나 금감원이 지주사 인선에 개입해야 한다고 하려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우리가 나가는 방향은 주주와 이사회가 하는 것이 맞고, 법 제정과 함께 대화 내지는 사회적 감시 같은 것들이 동시에 작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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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감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에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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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지주 회장들의 책임과 권한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크게 공감한다"며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한 금융지주 회장에 대해서는 연임 직전 법률리스크에 대한 지적도 한 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이어 "지금 지배구조법개정안이 올라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서 기본방향을 잡아주면 금감원도 거기에 발을 맞춰 쫓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예를 들면 임추위(임원추천위원회)에 (지주회장들이) 참가하는 것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고, 셀프 연임하는 부분에 대한 것도 좀 더 강하게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금감원의 독립성과 금융지주사 회장의 이른 바 '셀프연임'에 대해 당국 간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업계에서는 두 기관의 갈등을 풀 수 있는 근본적 개편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윤 원장이 꺼내 든 이른바 ‘편면적 구속력’ 확보 방안에 대해 금융위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나타낸 상황이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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