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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인천 동점골 김대중·역전골 정동윤 "꼭 잔류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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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동점골을 터트리고 조성환 감독과 포옹하는 김대중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잔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습니다."(인천 김대중), "이제 잔류왕이라는 별명을 벗어던지고 싶습니다."(인천 정동윤)

팬들에게 '잔류왕·생존왕'이라는 별명은 재미있는 단어지만 정작 선수들에게는 털어내고 싶은 씁쓸한 별명이다.

2013년 K리그에 승강제가 도입된 이후 인천은 지난해까지 7년 동안 '잔류왕·생존왕'이라는 별명과 함께 살았고, 이번 시즌 역시 정규리그 최종전을 남기고 꼴찌에 머물면서 피할 수 없는 별명이 됐다.

인천은 24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 홈경기에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즉시 강등'의 위기를 넘겼다. 이제 10월 31일 FC서울과 최종전에서 강등 여부를 놓고 혈투를 펼쳐야 한다.

이날 승리로 승점 24를 적립한 인천은 최종전에서 승리하면 1부 잔류에 성공할 수 있다. 비기더라도 10위 부산-11위 성남 맞대결 패자와 승점이 같아져 다득점으로 1부 잔류를 노릴 기회도 있다.

후반 29분 동점골을 터트린 김대중과 후반 30분 역전 결승골에 성공한 정동윤 덕분에 인천은 '즉시 강등'을 피해 1부 잔류의 희망을 품게 됐다. 공교롭게도 김대중과 정동윤은 모두 시즌 1호 골이었고, 이들의 시즌 첫 골이 인천을 살려낸 셈이다.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김대중과 정동윤은 이구동성으로 1부 잔류의 의지를 드러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동점골을 터트린 김대중은 "다른 경기보다 출전 시간을 많이 부여받아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라며 "2016년 프로 데뷔골을 넣고 나서 4년 만에 터진 득점"이라고 기뻐했다.

그는 "감독님이 주신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라며 "이날 졌다면 곧바로 강등인데 제 골로 1부 잔류 기회를 얻게 돼 뜻깊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수들이 모두 잔류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어느 순간 잔류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라며 "나태한 마음을 버린 게 이날 승리의 요인이다.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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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결승골을 터트린 인천 유나이티드의 정동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역전 결승골의 주인공인 정동윤도 "전날 수원-성남전 결과를 보고 선수들이 심리적 압박을 많이 받았다"라며 "선수단 전체가 절대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승패를 떠나 팬들의 박수를 받는 경기를 하자고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정동윤은 팬들을 향한 미안함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골을 넣고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 강등 위기까지 오기 전에 인천 팬들이 많은 아픔을 겪었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기분이 상했던 팬들도 생각났다"고 말했다.

정동윤은 "잔류왕이라는 별명은 결국 선수들이 만든 것"이라며 "다음 시즌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잔류왕보다는 더 높은 위치를 노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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