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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안내견의 하루…"어딜 개가!" 밥 먹으려다 7번 거절│한민용의 오픈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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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픈마이크, 이번 주 다음 주는 장애인을 돕는 '도우미견'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먼저 시각장애인 안내견입니다. 흰 지팡이는 이렇게 짚고 다녀야 한다면, 안내견은 '엘리베이터 찾아줘' 이렇게 뭘 찾아달라 하면 그게 어디 있는지 대신 보고 길을 안내해 줍니다. 그야말로 시각장애인의 '눈'이 돼주는 존재들이죠. 이런 안내견은 어디든 갈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해 놓은 지도 20년인데, 여전히 출입을 거부당하고 있습니다.

안내견의 하루를 함께 해봤습니다.

[기자]

계단은 조심조심, 평지에서는 씩씩하게.

동네 사람들은 다 아는 베테랑 안내견입니다.

[오늘 사진(방송) 나오는 날이냐?]

안내견의 친구 혜경 씨는 여러분처럼 모든 걸 볼 수 있었지만, 13살의 어느 날, 갑자기 햇빛조차 구분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흰 지팡이를 들고 다녔는데, 5년 전부터는 안내견이 늘 '눈'이 돼 주고 있습니다.

한번 보실래요? 지금은 학교로 가고 있습니다.

저 멀리 오토바이가 보이자 멈춰 서고, 큰 차가 보이니 길가로 바짝 붙습니다.

학교 가는 길 들른 단골 핫도그집에서도,

[한혜경 : 문이 어디예요? 문 찾아.]

학교 정문 앞 건널목에서도,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한혜경 : 건널목 찾자. 아이 잘했어.]

초록불로 바뀌자 경쾌한 발걸음이 이어집니다.

오늘은 시험날이라, 혜경 씨가 늦지 않도록 더 신경 쓰는 모습입니다.

[한혜경 : 인도 찾아. 계단 찾아. 문 찾아. 문 거기 있어? 엘리베이터 찾아.]

찾아달라는 것 모두 찾아주며 임무를 완수! 시험장에 무사히 도착하자 쉴 자세를 잡다 가도, 누군가 들어오니 킁킁 냄새부터 맡습니다.

[12시 10분부터 시험 시작할게요.]

'아 감독관이었구나', 안심한 듯 그제야 휴식을 취합니다.

[한혜경 : 진짜 저한테는 없어선 안 되는 존재, 이 친구가 있어야만 지금 잘 걷고 있다는 것도 알 수가 있고, 다치지 않을 거라는 확신도 있고.…]

이렇게 시각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존재인 만큼, 어디든 함께 갈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해 놓은 지도 어느덧 20년.

3백만 원 과태료를 물 수도 있지만, 여전히 '개는 안 된다'며 출입을 거부당하고 있습니다.

함께 점심을 먹으러 식당이 모여 있는 상가로 가봤습니다.

식당으로 들어가니 바로 손부터 튀어나옵니다.

[아니 그런데, 이거를 데리고 오면 안 되죠.]

[출입이 안 되세요.]

[강아지는 안 되는, 강아지는 안 돼요.]

안 된다는 말을 어찌나 많이 들었는지 안 된다고 하면, 안내견이 제일 먼저 고개를 돌려 나갈 준비를 합니다.

보다 못한 취재진이 안내견은 거부하면 안 된다는 것을 설명해보지만, 소용없습니다.

[(그냥 반려견이 아니라) 아니, 알고 있는데 여긴 음식점이라 (3백만원 과태료를 물 수가 있거든요.) 차 안 가져오셨어요? (네?) 차에 있으면 안 돼요, 애기?]

어렵게 찾아간 2층에서도,

[안에 손님들이 계셔가지고 (저희도 손님으로 온 건데…) 네? 그런데 다른 손님들이 강아지를 불편해하세요. (그런데 반려견은 아니고, 시각…) 예 알고 있어요.]

바로 내려와야 했습니다.

먹고 싶던 파스타는 일찌감치 포기했고, 어디든 받아주는 곳을 찾아 헤매다 고마운 식당을 만났습니다.

7번의 거절을 당한 뒤였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소리 지르는 사람은 없었으니, 이 정도면 재수가 좋은 편이라고 합니다.

한 번은 배를 탔는데, 윽박을 지르며 차들이 주차된 이런 곳으로 쫓아냈습니다.

[한혜경 : 매연도 나오고 날은 습하고 덥고 차들 사이에 강아지랑 서 있는데 아, 내가 위치한 사회적 위치가 딱 이쯤인 건가?]

승차 거부를 하며 적반하장으로 경찰에 시청에 전화하고,

[택시기사 : 지금 장애인이 그…(안내견이요.) 안내견하고 같이 타려고 해가지고요.]

경찰이 출동해도 떳떳한 사람들.

[경찰관 : 사장님, 다른 애완동물이 아니고 안내견은 특별한 이유 없이 거부를 할 수가 없습니다.]

[요리주점 점장 : 안내견이어도 강아지잖아요. 강아지, 고양이, 새, 도마뱀 저희가 출입을 시키지 않고 있어요.]

하지만 안내견은 '그냥 강아지'가 아닙니다.

차가 쌩쌩 달리는 도로에서도, 꼬마 친구가 놀자고 장난을 쳐 오는 상황에서도 언제, 어디서든 시각장애인의의 '눈'이 돼 주는 존재들입니다.

[한혜경 : 저도 실명을 경험하기 전에는 제가 아예 안 보일 줄 몰랐어요. 누군가 저와 같이 어느 날 갑자기 실명을 하게 됐을 때 안내견이라는 친구가 비상구가 되어줄 수 있고, 안내견이라는 친구와 같이 걷게 되었을 때 우리 사회가 그때는 준비가 돼 있었으면 좋겠어요.]

(영상그래픽 : 한영주 / 연출 : 홍재인)

한민용 기자 , 이경, 홍승재, 김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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