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0 (토)

[더오래]주식투자 왕도 없다, 잔 파도 무시하고 기다려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오래] 강정영의 이웃집 부자이야기(63)



재테크를 잘하는 비법이 있을까. 세 번만 정확하게 맞추면 된다. 매수·매도 타이밍과 고수익 물건이다. 세배 이상 어려운 일이다. 용케 다 맞추었더라도, 샀다 팔았다 자주 하면 수수료에 세금과 각종 비용을 빼고 나면 실제로 손에 쥐는 건 별로 없다. 이게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긴 안목으로 장기투자를 해야 재산을 불릴 수 있다.

인생살이에 비유해보자. 한때 잘 나가던 사람은 많다. 그러나 결승점에서 환히 웃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재산증식도 마찬가지다. 장기적으로 잘하는 것이 핵심이다. 몇 번 돈 좀 벌었지만 관리가 안 되고 전체적으로 손해였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장기투자해야 할까. 투자 대상을 크게 보면 토지, 아파트, 주식·펀드, 예금이다. 토지는 큰 수익을 주지만 큰돈이 필요하다. 보통 사람에게는 좀 어렵다.

다음은 아파트나 집에 대한 투자다. 집은 기본적인 의식주의 하나다. 신혼 초에는 전세로 시작하더라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작은 집이라도 사두는 것이 좋다. 이유는 수도권의 어지간한 아파트는 20~30년 전에 비하면 가격이 10배 정도는 올랐고, 20배 이상 오른 데도 많다. 10년 전에 비하면 두세 배 오른 것이 보통이다.

꼭 서울이나 수도권 요지가 아니더라도 아파트값을 10년 단위로 보면 소리 소문도 없이 올라간다. 전세로 전전하면 집 살 기회를 놓치고 만다. 어느 정도 종잣돈만 마련된다면 은행 대출을 받더라도 집은 하루라도 일찍 장만해야 한다.

중앙일보

집은 기본적인 의식주의 하나다. 신혼 초에는 전세로 시작하더라도,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작은 집이라도 사두는 것이 좋다. 전세로 전전하면 집 살 기회를 놓치고 만다. [사진 pikist]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주식투자다. 코로나 사태로 지난 3월 주가가 폭락하자 이삼십 대 젊은 층이 주식투자에 많이 뛰어들었다고 한다. 걱정스럽다. 이유는 사회 초년생이 자신의 콘텐트 확장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도 모자랄 판에 주식투자에 시간을 뺏겨서야 되겠는가. 돈은 자신이 하는 일, 직업에서 버는 것이다. 자신의 미래 투자에 올인해야 한다. 그보다 더 큰 투자는 없다. 주식에 투자한다고 애를 써보지만 돈 번 사람은 백 명에 한둘도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투자를 하고 싶다면 그나마 장기투자가 답이다. 이른바 ‘장기적인 바이 앤드 홀드(Long term Buy-and-Hold)’ 전략이다. 사서 묻어둔다는 뜻이다.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큰 것이 특징이다. 오르락내리락 변동성의 공포와 위험을 감당하기 어렵다. 장기투자로 그러한 잔 파도를 뛰어넘어야 한다. 지난 3월 코로나 사태로 주가가 폭락했다. 장기투자 원칙을 지키며 바위처럼 흔들리지 않은 사람은 피해가 없었다. 급락했던 코스피가 엄청난 유동성 덕분에 서너 달 만에 원상회복됐기 때문이다. 샀다 팔았다 하는 단기 매매는 남는 게 없다.

장기투자는 세칭 테마주와 같이 일시적으로 반짝하고 사라지는 종목은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삼성전자를 포함 서너 개 종목 빼고는 10년 20년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이 없다. 종목 선정이 어려운 이유다. 과거 실적이 좋고 앞으로도 최소한 3~4년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을 골라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씨젠을 비롯한 진단키트 종목 실적이 급성장했다. 코로나 지속 여부에 주가 향배가 달렸다.

한국 시장은 코스피가 10년간 2000선 박스권이어서 먹을 게 없었다. 그래서 세계 경제를 선도하며 지속해서 성장하는 미국 시장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다우 지수가 2010년 초 1만선에서 올해 10월 2만8600선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대표적인 주식 애플 주가는 10년간 12.4배 상승했고, 인공지능 AI 관련 주식 엔비디아(NVDIA)는 10년간 56배 상승했다. 이쯤 되면 미국 시장을 외면할 수 없다.

장기투자 방법의 하나로 매달 일정 금액을 꾸준히 투자하는 방법이 있다. 주가 하락에 대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예컨대 매달 100만 원씩 투자했는데, 주가가 2000에서 1400으로 일 년간 하락하더라도 평균 매수 가격이 1700원이 된다. 나중에 주가가 올라 2200원이 되었다면 29.4%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중앙일보

큰 수익은 장기투자에서 나온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단기 매매로는 남는 게 없다. 재테크는 원칙을 지키고, 잔 파도를 무시하고 묵직하게 기다리는 장기투자가 답이다. [사진 pxhere]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식은 감정에 휘둘려 쉽게 사고파는 사람에게는 위험하다. 진득하고 침착한 기질이 요구된다. 요약하면,

- 미래 성장이 있는 종목 3~4개 선정. 주식 수가 많으면 관리가 어렵다.

- 초보자라면 위험회피를 위해 매달 일정 금액을 우량종목에 기계적으로 투자. 5000원 이하의 싼 주식은 위험. 작전 세력 개입과 실적이 꾸준하지 못함.

- 중장기 투자, 적어도 3~5년으로 주식의 변동성 극복.

펀드 투자는 어떨까. 요새 펀드 사기 사건이 많다. 왜 그럴까. 그만큼 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대상이 없다는 방증이다. 과거 인기였던 중국·브라질 펀드 모두 끝이 안 좋았고 수수료만 날렸다. 마지막으로 여윳돈을 생기는 대로 은행에 우직하게 예금하면 어떨까. 1~2% 이자 받으면 뭐하느냐고 할지 모르나 주식 투자로 손실 보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은행에 예금하는 것, 바보 같은 짓 아니다.

큰 수익은 장기투자에서 나온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단기 매매로는 남는 게 없다. 집은 작은 집이라도 가급적 빨리 장만하고, 주식은 성장성 있는 우량종목을 매수해 묻어두어야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미국 주식시장도 이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재테크는 원칙을 지키고, 잔 파도를 무시하고 묵직하게 기다리는 장기투자가 답이다.

청강투자자문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중앙일보

중앙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