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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시신 소각 단언적 표현 잘못” 軍발표 뒤집은 徐국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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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만행 확인’ 발표 한달만에 “단언적 표현 써 심려끼쳤다”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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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국방부, 군사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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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 국방부 장관은 23일 북한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씨를 사살·소각한 사건과 관련해 “(군이) 단언적 표현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밝혔다. 군이 지난달 이번 사건을 발표하며 “북한이 이씨를 사살하고 시신을 소각했다”고 한 것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여권에서는 군 발표 직후 북한으로부터 “사살은 했지만, 시신을 소각하진 않았다”는 취지의 통지문을 받은 뒤 “군의 발표가 성급했다”는 목소리가 나왔었다. 서 장관의 이날 발언에 대해 군에서는 사실에 근거한 첩보조차 북한의 발표에 꿰맞추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합참 작전본부장 발표에서 불로 시신을 훼손했다고 했는데 불빛 관측 영상으로 시신 훼손을 추정한 것 아니냐’고 질의하자 “추정된 사실을 너무 단도직입적으로, 단언적인 표현을 해서 국민적 심려를 끼쳤다”고 했다. 서 장관은 박 의원이 ‘늦어지더라도 진실에 가깝게 근거를 갖고 발표하는 것이 좋았겠다는 생각’이라고 하자 “지적하신 대로 첩보를 종합해 가면서 그림을 맞춰가고 있었는데 언론에 나오면서 급해졌다”며 “(소각 관련) 부분을 좀 더 확인하면 명확히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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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국감 출석한 서욱 - 서욱(오른쪽) 국방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 출석, 박경수 법무관리관과 대화하고 있다. 서 장관은 이날 북한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소각 사건과 관련해 “(군이) 단언적 표현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말했다.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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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은 지난달 24일 ‘국방부 입장문’에서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게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했었다. 당시 군은 “시신에 기름을 부었다”는 등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발표했다. 서 장관은 사살 사건 발표 당일 시신 소각의 정황 증거 중 하나로 “40분 동안 불빛이 보였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이 바로 다음 날(25일) “(이씨를) 사격한 후 수색하였으나 침입자는 부유물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됐다”며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해 침입자가 타고 있던 부유물은 국가 방역 비상 대책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는 내용의 통지문을 보내자 입장이 난처해졌다. 사살은 했지만 시신을 소각하지는 않았다는 북한의 일방적 주장에 여권에서 “국방부 발표가 섣불렀다”는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청와대와 정부에서는 “북한의 통지서 내용을 보니 우리 군의 첩보 내용이 부정확하다”고 했고, 군 내부에서는 “북한의 일방적 주장에 우리 군 첩보를 다시 꿰맞추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다”는 자조 섞인 말이 나왔었다.

서 장관은 이날 야당 의원들이 군 특수정보(SI)를 언급한 데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수정보 언급은) 매우 부적절한 워딩”이라며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외에 다른 기관이 살펴보고 있다. 군 내 조사와 군 밖 조사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우리 군이 북한 눈치를 보면서 말 바꾸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국제적 비난을 우려한 북한의 해명 통지문에 군이 수집한 정보를 스스로 부정하는 모습이 되었다”고 했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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