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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파파야도 코로나 양성이더라"…탄자니아 대통령의 황당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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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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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사진=AFP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존 마구풀리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코로나19(COVID-19)대응이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BBC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구풀리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거짓이라며, 탄자니아를 '코로나가 없는 나라'(coronavirus-free)로 선언하고 코로나19 관련 통계를 일체 내지 않고 있다.

마구풀리 대통령의 '황당한' 코로나19 대처는 지난 3월 탄자니아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부터 시작됐다.

학교와 학원 등 교육기관만이 즉각적으로 문을 닫았다. 스포츠 활동이나 국경 폐쇄 등 다른 조치 시행엔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한달이나 걸렸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탄자니아가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데에 즉각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탄자니아에서 집단 집회 금지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조치가 늦어지면서 탄자니아 내 확진자가 급증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마구풀리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했지만 탄자니아의 시장과 여러 사업체들, 교회 등은 평상시처럼 운영됐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을 반대하며 경제 활동을 계속해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실한 크리스찬인 마구풀리 대통령은 지난 3월 교회를 방문해 "코로나 바이러스는 악마지만 그리스도의 몸에선 살아남을 수 없다"며 "코로나 바이러스를 두려워말고 하나님을 우선시하며 열심히 일하자"고 말했다.

마구풀리 대통령은 "경제를 폐쇄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며 이웃 나라들의 봉쇄령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그간 (코로나바이러스 말고도) 에이즈와 홍역 등 여러 바이러스성 질병을 앓아왔다"며 "경제가 우선시 돼야 한다. 잠을 자선안된다. 인생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몇 년 안에 주변의 아프리카 국가들이 탄자니아로 식량을 사러 올 것"이라며 "그들은 경제를 마비시켜 고통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테스트의 정확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마구풀리 대통령은 "파파야와 메추리, 염소 등 동식물을 이용해 코로나19 진단 테스트를 했더니 모두 양성반응을 보였다"며 코로나 진단테스트가 엉터리라고 주장했다.

급기야 지난 5월부터 코로나바이러스 사례 통계를 중단했고, 6월 초엔 탄자니아를 '코로나가 없는 나라'(coronavirus-free)로 선언했다. 탄자니아 보건부는 전국에 설치돼있던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격리센터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BBC는 "마구풀리 대통령이 코로나바이러스를 '금지'(banned)시켰다"고 비꼬았다.

BBC는 "탄자니아가 이미 코로나바이러스 사례 통계를 중단했기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프리' 대응 방식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검증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 29일 탄자니아가 마지막으로 공식 발표한 누적 확진자 수는 509명이었다.

탄자니아에서 활동 중인 비평가 에이단 에야쿠제는 "이 나라의 데이터가 암흑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BBC는 "독립 언론이나 비정부기구(NGO)의 출입 역시 제한되면서 (탄자니아의 코로나19 상황을) 자체적으로 점검하진 못했으나 전국 병원은 우선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듯 하다"고 전했다. 지난 7월 탄자니아 의사들은 BBC에 "병원이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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