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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역으로 주가 올린 대한민국, 사망 속출 백신으로 추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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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사망신고 25명…60세 미만도 3명 포함

의협 "접종 1주일 연기" 제안…인과관계 나오면 궤멸적 치명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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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 독감 예방주사 접종소에서 의료진이 독감 백신을 살펴보고 있다. 2020.10.2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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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김태환 기자,이형진 기자 = 대량의 진단검사와 신속한 역학조사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K방역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사태로 명성에 금이 갈 처지에 놓였다.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신고가 속출한 게 그 원인인데, 향후 정부조사에서 독감백신과 사망자의 연관성을 확인할 경우 K방역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올겨울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 대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22일 오후 4시 기준 전국에서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가 25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나이는 0세 이상 9명, 70대 12명, 60대 1명, 60세 미만 3명으로 나타났다.

◇야당 "국민 불안해한다" 정은경 때리기…"정말 죄송" 고개 숙인 복지부 장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이날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청을 대상으로 진행한 종합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독감백신 사태에 우려를 쏟아냈다. 반면 정은경 질병청장이 "독감백신에는 문제가 없으며, 사망 신고와 인과관계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최근 들어 독감예방 접종 후 사망 신고가 급증한 배경을 두고 독감백신 안전성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느냐는 반응이 많았다. 정은경 청장은 독감백신과 사망자의 인과관계를 확인하는 데 2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9일 올해 들어 처음 독감백신을 접종한 17세 고등학교 남학생이 사망한 것에 비춰보면 빨라야 다음 주 주말 전후로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독감백신 논란이 일파만파 커진 상황에서 "인과관계가 없다"라는 질병청의 입장은 사태를 잠재우기 역부족이다. 면밀한 조사 후 그 결과를 발표하더라도 한동안 독감백신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이날 국감에서 야당 의원들은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질병청과 복지부를 질타했다.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독감백신 안에 톡신과 균의 양이 다르고, 건강한 성인도 톡신이 많은 백신을 맞으면 급사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러스 전문가인 서상희 충남대학교 교수 자문을 토대로 한 주장인데, 정은경 처장은 그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도 올해 들어 독감백신 사망 신고가 급증한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과거 5년 동안 발생한 접종 후 사망자에 비해 최근 이틀 사이에 너무 많은 사망 신고가 이뤄졌다"며 "현재 원인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모든 국민이 두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도 국민 우려다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신속한 대처를 주문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계속 신고돼 국민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단기적으로 많은 사망 신고가 이뤄진 것은 맞고 논란이 있는 것 같다"며 "접종 후 사후관리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정확히 국민에게 알려 불안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급기야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백신 관련해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 매우 죄송하다"며 "국민 걱정이 많다는 것도 공감하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난해 70세 이상 노인은 하루에 560명꼴로 사망했다"며 "공교롭게도 (사망자 중) 절반 정도는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노환 등 다른 이유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은경 청장도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고 그 심각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연간 독감 감염으로 3000명 정도 사망하고 있으며, 대부분 폐렴 등 합병증이나 기저질환이 악화돼 사망하는 노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도 "백신 품질을 관리하는 식약처장으로서 일련의 사건에 대해 유족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전한다"며 "해당 내용에 대해 원인 분석을 진행하고 실험도 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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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청 종합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만지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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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K방역 극찬→한국은 백신 공포"…접종 중단 결정에 주목

K방역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외신도 이번 독감백신 사태에 대해 한국인들의 불안이 크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영국 뉴스통신사 로이터는 22일 "한국에서 무료 독감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고, 백신에 대한 안전성에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보도 내용에는 "사망자가 늘고 있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서울시민 인터뷰도 포함돼 있다. 또 사망 신고 사례와 독감백신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는 질병청 입장도 함께 전했다. 독감백신을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어 이번 사태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외신 보도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청은 줄곧 독감백신과 사망 사례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올해 공급한 독감백신을 30여년 동안 별다른 문제 없이 접종했고, 신종인플루엔자와 중동호흡기증후군 등 신종 감염병이 출현할 당시에 사망 신고가 급증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인과관계가 낮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올해 독감백신은 신성약품이 이송 과정에서 제품을 상온에 노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또 다른 백신에서는 백색 입자가 발견돼 논란을 키웠다. 이로 인해 회수된 독감백신만 106만도스에 이른다.

야당 의원들은 정부가 상온 노출 독감 백신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예방접종을 강행한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문제가 된 백신을 전수조사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만약 정부 조사에서 해당 백신과 사망 신고의 인과관계가 조금이라도 밝혀지면, 올해 독감백신 국가접종사업은 궤멸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무엇보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막는데 큰 장애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 국민이 10개월째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를 인내하면서 협조해온 것은 방역당국, 특히 K방역에 대한 신뢰가 깊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 동안 독감백신 접종을 중단할 것을 정부에 제안했다. 이에 따라 사망 신고가 계속 이어질 경우 정부가 전격적으로 독감백신 접종을 중단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안전 불감증'으로 봐야 한다"며 "상온 노출, 백색 입자 등 유통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고 전량 회수조치하지 않으면서 논란을 키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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