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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조커’의 성공비결? 시민의식 결여돼 가는 美현실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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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 ‘조커’ 제작자 유슬런, 문체부-콘텐츠진흥원 공동 진행

‘2020 콘텐츠 인사이트’ 영상 출연

“현시대 울림 주겠다는 사회 의식, 인기와 작품성 동시에 얻게돼”

동아일보

22일 유튜브로 진행된 ‘2020 콘텐츠 인사이트’에서 ‘조커’ ‘다크나이트’ 등 배트맨 시리즈의 총괄프로듀서 마이클 유슬런이 조커 캐릭터의 탄생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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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총기 폭력, 어려운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면 어떤 결과가 생기는가. 이것이 ‘조커’를 연출한 토드 필립스 감독이 다루고 싶었던 주제였다.”

22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유튜브로 진행한 ‘2020 콘텐츠 인사이트’에서 ‘다크나이트’ 시리즈와 ‘조커’를 제작한 프로듀서 마이클 유슬런(69)이 한 말이다. 그는 조커가 DC에서 제작한 다른 히어로 영화들과 달리 인기와 작품성을 동시에 얻은 요인으로 ‘사회의 거울 역할을 하는 메시지’를 꼽았다.

그는 “필립스 감독에게는 지금 시대에 울림을 주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의식이 있었다. 우리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택시 드라이버’ 이후 정신질환과 총기 폭력에 관한 가장 중요한 영화를 만들었다. 오래전부터 양극화되고 전 계층에서 시민의식이 결여돼 가는 미국의 현재 모습을 드러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DC 유니버스’의 확장 전략과 히어로물의 시점을 다변화하는 방법도 설명했다. DC 유니버스는 만화책인 DC 코믹스의 배경이 되는 세계관의 집합으로, 히어로인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과 악당인 렉스 루터, 조커 등이 활동하는 각기 다른 시공간적 배경을 뜻한다. DC가 가진 방대한 세계관은 DC에서 만드는 콘텐츠에 대한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충성도를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

유슬런은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주제의식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관객들에게 현 시대에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믿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다크나이트에서는 보트에 사람들이 포로와 함께 타고 있는데 버튼을 누르면 다른 보트가 폭발해 거기 있는 사람들이 죽고,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자신들이 죽게 됩니다. 놀런 감독은 나쁜 것과 더 나쁜 것 중 선택을 해야 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질문을 던집니다.”

DC 유니버스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그는 “답은 영화가 아닌, 1930년대 이후 수많은 캐릭터를 창조해 온 코믹북에 있다”고 했다.

“DC에는 6∼9명의 에디터가 있고, 에디터마다 다른 캐릭터를 맡았습니다. 이들은 굉장한 집착으로 각자 작가와 아티스트를 따로 고용해 자신만이 조종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왔어요. 에디터가 각자 다른 캐릭터를 맡다 보니 스토리 간 연관성과 톤이 달라졌죠. 고담시 세계관, 메트로폴리스 세계관, 아틀란티스 세계관 등 모든 세계가 서로 충돌하고 어느 시점에서는 합쳐질 수 있습니다.”

기존 세계관과 전형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스핀오프’ 캐릭터인 조커가 큰 인기를 끈 만큼 캐릭터와 이야기를 재해석한 제2의 조커도 나올 수 있을까. 유슬런은 “배트맨과 조커 사이의 경계는 아주 희미하다. 선과 악, 질서와 혼돈이라는 반대의 힘이 사실 광대의 얼굴 속에 숨은 사악함으로 혼재돼 있다. 감독들이 자신이 해석한 조커를 만들어 낼 때마다 하나같이 완전히 새롭다. 캐릭터와 이야기의 재해석 및 확장의 비밀은 이를 만드는 감독과 배우에게 있다”고 답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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