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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3억' 기준 그대로? 靑개입 후 정부 압박 수위 낮춘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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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국감에서 "2년 전 확정...그대로 갈 수밖에"
여당, 정부 "입장 고수" 불구 공격 수위 낮춰
청와대 "정부 입장 변화 없다"...조세소위서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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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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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4월부터 주식 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 한 종목 10억원 이상 보유에서 3억원 이상으로 낮추겠다는 방안을 애초 계획대로 시행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간 대주주 기준을 완화하라고 정부를 압박했던 여당도 다음달 열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정부와 다시 논의하겠다"며 한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청와대가 대주주 기준 변경 논의에 참여한 뒤, 여당의 입장 변화가 감지되면서 정부 기존안이 관철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정부 "기존 입장 고수"...여당은 "조세소위서 논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대주주 기준에 대한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냐"는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주주 기준을 10억원 이상에서 3억원으로 강화하는 방안은 2년 반 전에 시행령상에 예고된 상태이므로 그대로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가족합산으로 세금을 물리는 방안은 인별로 전환하는 쪽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 7일과 8일 열린 기재부 국정감사에서도 "정책 일관성을 위해 대주주 3억원 기준은 그대로 시행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여야 의원 모두 증시 불안 등을 이유로 "법 시행을 유예하거나 대주주 기준을 완화하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국회의 압력에 정부가 이날 절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결국 기존 입장을 조금도 바꾸지 않은 것이다.

반면 여당의 정부 압박 수위는 크게 낮아졌다. 여당 의원 중 양향자ㆍ고용진 의원만 이 문제를 질의했고, 다른 의원들은 별다른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고 위원은 정부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고 하자 "다음달 조세소위가 열리기 전 정부가 입장을 바꾸길 기대한다"며 정부와 확전을 피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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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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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여당에 신호줬나... 내달 조세소위서 최종 결론


여당의 태도 변화는 청와대가 이 문제에 개입한 후 이뤄져 주목된다. 청와대는 지난 19일 기재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대상으로 대주주 기준 3억원안에 대한 의견조회를 실시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동학개미 반발을 의식해 대주주 기준을 다시 완화하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을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는 2023년 도입하기로 한 주식 양도소득세 기본 공제액을 차익 2,000만원 이상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할 때도 여당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날 정부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고, 여당도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대거 낮췄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당정 간 갈등이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 여당에 별도의 '사인'을 줬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정부가 대주주 3억원 기준을 포기했다'는 언론 보도에 "정부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해명하자, 기존 정부안을 관철하기로 당정청 사이에 이미 합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여당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지 않았을 뿐, 조세소위에서 대주주 기준 완화를 정부에 다시 요청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직까지 여당 내에서 대주주 기준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여론에 민감한 정치권은 대주주 요건을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한 것으로 안다"며 "다만 이날 국정감사에서 여당의 공세가 예상보다 강하지 않아서, 다음달 조세소위를 거쳐 봐야 최종 결론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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