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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공유숙박·모텔 싸움…‘제2의 타다’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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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민박에 내국인 받으려 해도

기존 숙박업계 “절반 공실” 반발

정부 중재 않고 경쟁구도만 부각

“상생기금 걷어 모텔 지원”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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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는 집주인 과 손님 을 연결해주는 대표적인 공유숙박 서비스다. [사진 에어비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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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원하는 숙박 형태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관광 수요는 모텔이 아닌 공유숙박의 공급을 필요로 합니다.”

22일 서울 콘텐츠팩토리에서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협회(이하 외도민협회) 주최로 열린 ‘도시민박업(공유숙박) 제도 개편 전문가 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다. 이야기를 꺼낸 이슬기 세종대 호텔관광대 교수는 “2018~2019년 한국관광공사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공유숙박과 모텔은 경쟁 관계가 아니었다. 공유숙박의 가격이 변해도 모텔 수요에 큰 영향이 없기 때문”이라며 “모텔은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가, 공유숙박은 품질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찾는 별개의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에어비앤비·게스트하우스 등의 공유숙박을 모텔·호텔 등 기존 숙박산업의 경쟁자로 봐선 안 된다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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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숙박업과 공유숙박업 규제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국내 공유숙박은 기존 숙박업계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읍·면·리를 제외한 도시 공유숙박은 외국인 투숙만 허용된다. 정부는 지난 6월 ‘신산업 도입을 위해 모두가 한 걸음씩 양보하자’는 취지로 상생협의체 ‘한걸음모델’을 내놓고 우선 과제로 ‘내국인의 도시 공유숙박 허용’, ‘농어촌 빈집 활용 공유숙박’ 등을 선정했다. 이중 농어촌 빈집을 쓰는 숙박 스타트업 ‘다자요’는 지난달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사업을 허가받았다.

그러나 가장 큰 시장인 ‘내국인 공유숙박’은 대한숙박업중앙회(이하 중앙회) 등 모텔업계를 중심으로 반발에 부딪혔다. 공유숙박의 확대가 기존 숙박업소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주장이다. 정경재 대한숙박업중앙회 회장은 “기존 모텔·호텔도 공실률 50~70%로 객실이 남아도는데, 정부가 나서서 내국인 공유숙박을 허용해주겠다니 말도 안 된다”며 “숙박업계는 다중이용시설로서 재난안전법·공중위생법·청소년보호법 등 수십 여개 규제를 적용받는데, 공유숙박은 실거주 주택이란 이유만으로 안전규제 등을 적용받지 않는 등 지금도 형평성 원칙에 어긋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정대준 외도민협회 사무국장은 이날 “중앙회 소속 업체의 객실은 90만개지만, 전국 공유숙박업소 객실은 6000~7000개뿐이다. 규모가 1%도 되지 않는 공유숙박이 위협 대상이 될 수 있느냐”며 “규제도 공유숙박은 사업장 면적이 작아 적용 대상이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중재자를 자처했지만, 오히려 갈등에 불을 붙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면밀한 조사 없이 모텔과 공유숙박을 경쟁 관계로 정의해 대결 구도를 강화했다는 것. 간담회에 참석한 이병준 한국외대 법학과 교수는 “모텔과 호텔은 소비자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고, 공유숙박은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전혀 다른 상품”이라고 말했다. 구철모 경희대 호텔관광대 교수 또한 “현재 관광산업은 예약과 결제가 자동화된 것은 물론, 개개인의 숙박 콘텐트가 관광 욕구를 만들어내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며 “기존 숙박업이 세상의 변화를 인정하고 체질 개선을 해야 할 사안이지, 신산업 도입을 가로막아설 일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기여금을 내는 조건으로 플랫폼 택시를 허용했던 ‘타다 금지’ 때와 비슷한 양상의 중재안을 내놓기도 했다. 정대준 사무국장은 “한걸음모델의 대안 중에는 개인 자영업자인 도시민박업자들에게 상생기금을 걷어 비싼 땅과 건물을 소유한 모텔·호텔 등 범 숙박업계에 쓰겠다는 납득이 힘든 주장도 있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에 “상생기금 방안은 법제화가 아닌 민간 자율협약 차원에서 추진했다”며 “최근 업계의 상황에 따라 무산됐다”고 말했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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