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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믿고 기다리겠다" 피격 사망 공무원 아들이 문 대통령에게 보낸 답장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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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북한군 총격에 숨진 공무원 아들 이모군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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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소연평도 북측 해역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모(47)씨의 고등학생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답장 전문이 공개됐다. 22일 해양경찰이 이씨가 도박으로 인한 채무 탓에 월북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을 내리자 유가족은 해당 편지 전문을 공개했다.

앞서 이모씨의 형 이래진(55)씨는 지난 8일 고영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을 만나 고교 2학년인 이모씨의 아들이 문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전달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진실이 밝혀져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한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해경의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주길 부탁한다"는 내용이 담긴 답장을 보냈다.

문 대통령의 답장을 받은 이모씨의 아들은 지난 19일 자필로 A4용지 한장 분량의 답장을 써 등기로 청와대에 발송했다. 당시 유가족은 “저번 편지에서 대통령이 약속한 것을 믿고 따라가겠다는 긍정적인 내용이 적혔다”면서도 답장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해경이 "실종자는 출동 전·후와 출동 중에도 수시로 도박을 하는 등 인터넷 도박에 깊이 몰입돼 있었다"며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히자 유가족은 이모씨의 아들이 최근 문 대통령에게 보낸 답장 전문을 공개했다.

이래진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 달 동안 월북의 증거가 아닌 실족의 증거를 찾아야 함에도 헛짓거리하고 숨어서 비공개 기자간담회 형태로 직접 발표가 아닌 여론전으로 스스로를 무능하다 자초했다"면서 "약속했던 비공개 조카의 편지를 저도 공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가족이 공개한 편지를 보면 이모씨의 아들은 머리말에 “존경하는 대통령님께 올립니다. 보내주신 편지 감사하게 잘 받았습니다. 바쁘신 중에 제 편지에 답장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몇번을 읽고 또 읽으며 지금 상황이 너무 가슴 아팠지만 대통령님의 진심이 담긴 위로 말씀에 다시 힘을 내기로 하였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책임을 물을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대통령님의 말씀과 직접 챙기시겠다는 약속을 믿습니다. 그리고 큰 힘이 되었습니다”라고 했다.

이모씨의 아들은 “아빠는 잃었지만 어떤 분이신지 너무 잘 알기에 명예까지 잃을 수는 없습니다”라며 “또한 저와 동생이 고통을 겪지 않고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항상 함께 해주신다는 대통령님의 마음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대통령님의 말씀을 믿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제 꿈을 이루기 위해 공무원 시험 준비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저희 가족이 겪고 있는 지금 이 고통이 하루빨리 끝나길 바라며 대통령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그 약속을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편지에 감사드립니다”라고 글을 맺었다.

■ [전문] 피격 사망 공무원 고등학생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답장

존경하는 대통령님께 올립니다.

보내주신 편지 감사하게 잘 받았습니다. 바쁘신 중에 제 편지에 답장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몇번을 읽고 또 읽으며 지금 상황이 너무 가슴 아팠지만 대통령님의 진심이 담긴 위로 말씀에 다시 힘을 내기로 하였습니다.

책임을 물을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있다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대통령님의 말씀과 직접 챙기시겠다는 약속을 믿습니다. 그리고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아빠는 잃었지만 어떤 분이신지 너무 잘 알기에 명예까지 잃을 수는 없습니다.

또한 저와 동생이 고통을 겪지 않고 세상을 살 수 있도록 항상 함께 해주신다는 대통령님의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대통령님의 말씀을 믿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제 꿈을 이루기 위해 공무원 시험 준비 열심히 하겠습니다.

저희 가족이 겪고 있는 지금 이 고통이 하루빨리 끝나길 바라며 대통령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그 약속을 믿고 기다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편지에 감사드립니다.

아들 올림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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