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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독감 백신 접종” 유지…전문가 “1~2주 뒤 접종 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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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청장, 국감서 답변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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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장(앞줄 오른쪽)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와 질병청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최근 잇따른 독감 백신 사망 의심 사례에 대해 답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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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주 감염내과 교수
“고령·기저질환자 경우
쌀쌀한 날씨 오래 노출 땐
뇌졸중·심근경색 등 위험”

“독감 예방접종을 중단할 상황이 아니라는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사망 원인이 명확하게 알려지기 전까지는 접종을 중단한다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의 쟁점은 최근 잇따른 독감 백신 사망 신고에 따른 예방접종 중단 여부였다. 이날 오후 9시 현재까지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것으로 신고된 사례는 총 28건에 달한다. 과거 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가 연평균 2건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올해 상황은 다분히 이례적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의사들에게 독감 예방접종을 잠정 유보하라고 권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예방접종과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며 “현재 시행 중인 국가예방접종과 일반예방접종을 29일까지 유보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도 관내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발생하자 각 의료기관에 해당 백신의 사용을 보류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정 청장은 국감에서 “올해 사망자 보고가 늘긴 했지만 사망과 독감 예방접종과의 연관성이 낮다는 게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의견”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현재까지 56만명이 사망자가 접종한 것과 동일한 독감 백신을 맞았지만 20명 이하에서 경증 이상반응이 신고됐고, 사망자와 동일한 의료기관에서 접종한 사람들도 경증 이상반응만 보였다는 것이다. ‘사망자가 몇 명 나와야 잠시라도 접종을 중단하겠나’라는 질문에는 “그런 기준은 없다. 신고 사례에 대해서 신속하게 조사해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대한백신학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상온 노출된 백신의 경우 약효가 떨어질 수 있으나 그 정도가 미미하며, 사망 등 중증 이상반응과 백신의 인과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백색입자 역시 심각한 부작용과의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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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망 10대, 백신과 무관

실제로 첫번째 독감백신 사망 의심 사례인 인천의 10대 고등학생은 예방접종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학생의 부검 결과에 대해 “사인을 공개할 수 없지만 백신과 관련 없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독감 백신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그에 따른 사망 신고 건수도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지난해 70대 이상 노인 20만4000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하루에 560명이 사망하는 셈”이라며 “매일 발생하는 사망자 중 절반 정도는 독감 백신을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경찰은 신고가 들어오면 사인을 파악하는데 백신에 대한 관심이 많다보니 예방접종 여부를 물어보고, 상당수가 백신접종으로 분류된다”며 “이것이 독감 백신 후 사망자가 갑자기 늘어나는 원인을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백신 접종이 안전하게 이루어지는지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는 백색입자가 발견되거나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된 백신 100만명분이 회수되면서 백신 부족에 대한 우려로 예방접종 사업 시작 초기부터 접종자가 몰렸다.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만 62세 이상 무료 독감 예방접종의 경우 21일 0시까지 이틀 동안 298만6107명이 접종을 받았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짧은 기간 내에 많은 접종자가 몰리면서 고령자가 오랜 시간 접종을 대기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의 경우 쌀쌀한 날씨에 오래 노출되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대부분이 고령자인데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더라도 독감 백신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 청장도 국감에서“가장 우려하는 것은 많은 고령층이 단기간에 접종하면서 장시간 대기하는 문제가 어르신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여유 있게 시간을 갖고 접종해달라”고 말했다.

국가예방접종 기간을 더 늘려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접종을 미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마스크 착용 등으로 독감이 11월 중순부터 유행할 우려가 적기 때문에 1~2주가량 정부 조사 결과를 기다린 다음 예방접종을 해도 괜찮다”며 “12월까지로 예고된 예방접종 기간을 늘려 개개인이 접종을 천천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서라도 빠른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대부분 사망자가 유통과정상 문제가 불거졌던 무료 백신을 접종한 사람 중에 나타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설명도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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