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3615153 1182020102263615153 02 0201001 6.2.0-RELEASE 118 오마이뉴스 58659188 false true false false 1603367932000 1603368014000

검찰, 강릉시장에 '황제접종'한 보건소장 징역 6월 구형

글자크기

간호직 직원 "보건소장 지시가 불법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해" 억울함 호소

오마이뉴스

▲ 지난해 11월 29일 강릉시는 김한근 시장 명의로 된 '강릉시민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송구스럽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 김남권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강릉시장과 부시장 등 고위공무원 4명에게 불법으로 독감 백신을 접종해 '의료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직 강릉시보건소장과 간호직(7급) 공무원의 1심 공판에서 검찰이 징역 6월과 벌금 300만 원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22일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형사1단독 217호 법정에서 백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 나와 "보건소장과 소속 간호사로서 의료법 준수 의무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의사예진 없이 예방접종을 지시하고 이를 이행했다"면서 이기영 소장 징역 6월, 7급직원 A씨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모두 진술을 통해, 이기영 소장과 직원 A씨는 지난해 10월 간부 회의에서 김한근 강릉시장과 부시장 등 4명의 고위직 공무원에 대한 예방접종을 지시했으며, 2019년 10월 21일 관련 부서에서 아이스박스에 담은 백신을 수령한 뒤 오전 9시 30분 본청을 방문해 행정지원국장 등 국장 2명에 이어 김한근 시장과 장시택 부시장에게 독감예방주사를 접종했다고 밝혔다.

이날 첫 공판에서 피고인들은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해, 특별한 쟁점이 없이 검찰의 구형과 선고 기일 결정이 이루어졌다. 이 소장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이기영 소장이 40년 공직 생활을 성실하게 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선처를 요청했다.

변호인은 "공무원 40년 중 35년을 보건직에 근무하며 동계올림픽과 코로나19 사태로 피고인은 거의 밤낮없이 열심히 일했다. 제출한 근무 상황을 보면, 2019년 1월 1일부터 현재까지 휴가를 간 것은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모두 근무했다"면서 "참고로 5급 이상 공무원은 시간외 수당이나 휴일 근무수당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사건으로 관련된 보건소 직원 전원이 탄원서를 제출했고, 강릉시의사협회, 강릉시치과의사협회, 강릉시한의사 협회, 강릉시약사협회 등 단체에서도 선처를 바라는 많은 탄원서를 제출했음을 참작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소장은 최후 진술에서 "보건책임자로서 변명의 여지없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국가와 강릉시를 위해 최선 다했고 온몸을 바쳐서 일해오다 공직생활 마지막에 안일한 대처로, 옆에 직원도 잘못됐다. 선처 바란다"고 말했다.

7급 간호직 A씨 변호인은 변론에 앞서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뒤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면서 "이 사건은 이기영 소장과 각 과의 과장들 계장들이 연루돼 있고, 피고는 마지막 예방접종 실행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건소에서 내려준 지시가 범법행위라고 예상하기 힘들었고, 시장이나 고위 공무원들에 대한 예방접종은 오랜 관행이었다. 만약 시장 등 고위직들이 예방접종을 위해 보건소를 방문한다면 민원인 대기시간이 길어져서 업무상 공백이 발생한다는 점도 고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또 "간호직렬인 피고인에게 3개월 행정처분이 되면, 간호사 자격 정지도 내려진다. 안그래도 바쁜 보건소에서 보건행정에 공백이 발생한다"라면서 선고유예를 요청했다.

간호직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예방접종 사건과 관련 규범을 준수하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후회하고 뉘우치고 있다"면서 보건소장의 지시가 불법행위라고는 상상도 하지못했다며 억울한 심경을 호소했다.

앞선 지난해 10월 이기영 현 강릉보건소장은 간호직 A씨를 동반한 채, 집무실을 방문해 김한근 강릉시장, 장시택 부시장(현 강릉과학진흥원장) 등 고위공무원 4명에게 무료로 독감예방주사를 놓은 사실이 드러나 '황제접종' 논란을 불렀다. 춘전지검 강릉지청은 강릉보건소장 등을 지난 9월 4일 불구속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오는 12월 정년 퇴임을 앞 둔 이 소장이, 재직중 사유로 징역형이 최종 확정될 경우 연금수령 제한 사유에 해당 돼 선고 결과가 주목된다.

최종 선고일은 다음달 12일 오전 10시다.

김남권 기자(gorby@naver.com)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마이뉴스에서는 누구나 기자 [시민기자 가입하기]
▶세상을 바꾸는 힘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