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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후 사망신고 급증… 커지는 '독감백신'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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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백신’ 의문점 짚어보니

질병청 “접종 백신종류 모두 달라”

사망자 코로나 검사… 연관성 확인중

아나필락시스 부작용도 아닌 듯

사인 대부분 기저질환… 연관성 낮아

의사協 “접종 일주일간 연기” 권고

꼭 맞아야… 열 없을 때 접종 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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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접종 후 숨지는 사례가 이어지는 가운데 22일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의 독감 예방접종 창구 앞이 한산하다. 서상배 선임기자


인플루엔자(독감) 예방백신 접종 후 사망신고가 급증하는 데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보건 당국은 백신 자체에 이상은 없다는 설명을 내놓았지만 불안감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다. 22일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도 독감 백신에 대한 의원들의 우려가 쏟아졌다. 제기되는 질문들을 짚어봤다.

1. 상온 노출·백색입자 발견 백신이 문제?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사망자와 같은 병원, 같은 제조번호의 독감 백신을 접종한 다른 사람들에게서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0시 기준으로 질병청이 밝힌 사망 신고자 13명이 맞은 백신은 7종이다. 주사를 맞은 의료기관, 백신 제조번호는 다 다르다. 이들이 맞은 것과 동일한 제조번호의 백신을 맞은 사람은 82만8357명으로, 13명만이 이상반응의 신고됐다.

만약 특정 백신이나 특정 의료기관이 문제가 있다면 집중적으로 이상반응이 나타나야 한다. 이를 근거로 보건 당국은 백신 자체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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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후 버려진 인플루엔자 백신 주사기들의 모습. 연합뉴스


일부에선 유통과정에서의 상온 노출, 백색입자 발견 백신이 원인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보건 당국은 지금까지 상온 노출 백신 48만도즈, 백색입자 백신 61만5000도즈를 회수했다. 사망 신고자 중 1건만이 9월 초 신성약품이 배송한 백신을 맞았고, 나머지는 조사 후 배송 관리를 강화한 뒤 배송된 백신을 접종했다.

일각에선 독감 바이러스를 유정란에 넣어 배양시킬 때 유정란 내에 톡신이나 균 양이 많다면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신종플루 백신 개발자 서상희 충남대 교수의 자문 내용을 공개했다. 신 교수는 “백신 맞고 사망할 정도이면 톡신 과다 또는 면역 과다 반응에 의한 것”이라며 “면역 과다 반응에 의한 사망은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마비가 오는데 쉽게 말하면 잠자다 죽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제조사의 생산 과정이나 유통·접종 이전 백신의 균과 톡신 상태는 따로 점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출하 단계에서 독소 검사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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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백신 부작용과의 연관성은 없나.

이날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무증상 코로나19 환자가 백신을 맞을 경우 어떤 영향이 있는지를 질문했다.

백신 접종 상황에서 지난해와 올해 가장 큰 차이는 코로나19 유행 유무다. 문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신종 바이러스로 알려진 것이 많지 않고 불확실성이 높다. 코로나19 바이러스나 항체와의 충돌 가능성 등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올해는 코로나19가 유행한 점을 고려하면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닌가 추정하게 된다”며 “코로나19가 인후통, 객담, 콧물 등 폐렴 증상과 유사해 잘 모르고 지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국감장에서 “전문가들의 자문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방역 당국은 우선 사인 규명을 위한 검사 중 하나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필수로 정해 관련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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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왜 사망신고 많나.

신고가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질병청은 지난해보다 백신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데서 찾고 있다.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을 우려하며 백신 접종 중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상온 노출, 백색입자 발견 등 잇따라 이슈가 터지면서 안전성 우려가 커졌다. 이 때문에 접종자나 의료기관 모두 백신 이상반응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본 측면이 있다. 약간의 연관성만 있더라도 적극 신고에 나섰을 가능성이다.

실제로 신고 사례 중 조사를 해보면 백신과의 연관성이 낮은 경우가 많다. 접종 12시간 뒤 사망한 대구 78세 남성의 경우 조사 결과 질식사로 밝혀졌다. 접종 2시간 반 뒤 사망해 급성알레르기성 쇼크인 아나필락시스 부작용의 의심됐던 환자도 백신과의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보건 당국의 판단이다.

4. 기저질환에 의한 사망이라면 백신과 연관성 없다고 봐야 하느냐.

당뇨, 고혈압 등 다수가 가진 기저질환은 독감 백신과 무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령층 상당수가 기저질환을 안고 있는데, 독감 백신은 고령층이 맞는 것이기 때문에 기저질환이 있다고 해서 백신을 피할 이유는 없다. 백신과 무관하게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사망한 것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사망자 대부분도 기저질환을 안고 있었다. 정확한 사인은 부검, 의무기록 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질병청은 이 과정에 1∼2주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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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22일 오후 서울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에서 열린 독감예방접종 사망사고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의협 권고문을 낭독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5. 독감 백신 접종 사업 지속? 중단? 여야 공방

이날 보건복지위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은 접종 중단과 전수검사를 촉구했다.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은 백신 유통 과정에서의 상온노출, 백색입자 발생 등 백신 관련 최근 사고 사례를 언급하며 “도대체 질병관리청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앞으로 발표하는 대로 국민이 따라야 하는 것이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의사협회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예방백신 접종 후 사망 보고 간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현재 시행되고 있는 독감 관련 모든 국가예방접종과 일반예방접종을 일주일간(10월23∼29일) 유보할 것을 권고한다”며 “잠정 유보 동안 사망과 백신 접종과의 인과성 등 백신 및 예방 접종 안전성에 대한 의학적 근거를 확보하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의협은 회원을 대상으로 접종을 잠정 중단하라는 안내문을 보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독감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사망사례나 중증 이상반응 사례 등에 대해서는 백신과의 연관성 여부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면서도 “과도한 공포감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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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의 한 병원 독감예방접종 창구 앞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6. 독감 백신 안전하게 맞으려면

정 청장은 접종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백신에 문제가 없고, 사망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무엇보다 11월 중순이면 독감 유행 시기가 도래하기에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관리하기 위해서는 예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 청장은 “독감 자체로 인한 사망자가 1년에 3000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독감으로) 어르신·고위험군에서 폐렴이나 다른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독감으로 기저질환이 악화해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접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어르신들이 백신 접종을 위해 병원에 몰리는 상황이 개선돼야 할 필요는 있다. 지난 19일부터 첫 사망신고가 들어오기 전 이틀간 접종한 고령층은 무료·유료를 합쳐 329만5800여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일부 병원에서는 예진표가 제대로 작성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독감 백신은 열 등이 없이 몸 상태가 좋을 때 맞아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 고위험군은 접종해야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은 곤란하다”며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시행하는 국가 예방접종 사업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고령자들이 불안한 가운데 밀집해 기다리면서 기저질환이 악화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시간을 분산해 의료기관에 (접종자가) 붐비지 않게 하고 편안한 상황에서 맞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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