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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 한국인 최초 월드시리즈 홈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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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994년 4월 스무 살의 박찬호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관중 3만6000여 명 앞에 선 이후 미국프로야구(MLB)를 경험한 한국인 선수는 모두 21명이다. 이 중 타자는 7명. 타자 가운데 10년 이상을 주전으로 뛴 선수는 추신수 한 명뿐이다. 그러나 MLB에 6000타석 이상 들어서며 3할 타율, 4할 출루율, 통산 200홈런을 넘은 추신수에게도 없는 게 있다. 바로 월드시리즈 경험이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이 해냈다. 최지만은 22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LA 다저스와 치른 2020 MLB 월드시리즈 2차전에 4번 타자 1루수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치고 홈을 두 번이나 밟았다. 최지만의 통산 정규시즌 타석 수는 849타석으로 추신수의 7분의 1이다.

탬파베이 레이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며 한국인 타자 최초로 월드시리즈 진출 기록을 쓴 최지만은 이날 한국인 최초 월드시리즈 안타, 최초 득점 기록까지 세웠다. 좌투수에게 상대적으로 약한 탓에 1차전(다저스 선발 클레이턴 커쇼)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최지만은 이날 '벌떼야구'로 나선 다저스를 상대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출장 기회를 받은 최지만의 마음가짐은 4회 보여준 주루에서 드러났다. 1회 삼진 아웃, 4회에도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평범한 2루 땅볼을 친 최지만은 병살타를 만회하기 위해 1루로 전력 질주해 팀 공격을 이어나갔다. 결국 후속 2안타가 터지면서 최지만은 팀의 살얼음판 리드를 넓히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국인 타자 최초 월드시리즈 안타는 6회에 나왔다. 다저스의 강속구 구원투수 조 켈리가 던진 낮은 싱커를 잡아당겨 우익수 앞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후에도 후속 타구 때마다 전력 질주하며 3루까지 진루한 최지만은 희생플라이 때 자신의 두 번째 득점을 올렸다. 안타보다 득점이 훨씬 확률이 낮은 기록이라는 점에서 최지만이 올린 이날 2득점의 가치는 매우 높다.

코리안 메이저리거를 통틀어 월드시리즈를 가장 먼저 경험한 선수는 2001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마무리로 활약했던 김병현이다. 김병현은 한국인 첫 월드시리즈 진출과 우승을 동시에 경험했으며 이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도 우승해 양대 리그 챔피언 반지를 모두 낀 유일한 한국 선수이기도 하다.

데뷔 후 15년 이상을 선발·불펜으로 활약했던 박찬호는 커리어 말기인 2009년에서야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으로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세 경기에 불펜투수로 나선 바 있다. 그만큼 월드시리즈 진출은 실력에 '운'이라는 요소가 더해져야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실제로 최지만이 이날 세운 역사적인 기록도 운이 없었다면 어려웠다.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LA 에인절스, 뉴욕 양키스, 밀워키 브루어스 등을 전전했던 최지만은 2018년 탬파베이로 이적됐다. 직전 4시즌 동안 5할 승률에 못 미쳤던 탬파베이였지만 최지만이 온 해부터 리빌딩의 결실이 나오며 90승72패, 지난 시즌과 올 시즌 각각 지구 2위, 1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 됐다.

특히 슈퍼스타 없이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는 선수단은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알려진 최지만에게 최적의 환경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경기에서는 탬파베이가 다저스에 6대4로 승리했다. 정규시즌 팀 내 최고 활약을 보여줬던 브랜던 로가 포스트시즌 부진을 딛고 이날 2홈런(3타점)을 쳐내며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탬파베이는 경기 중후반 다저스에 잇달아 홈런을 내주며 쫓겼지만 불펜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하며 시리즈 스코어를 1대1로 맞췄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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