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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고개 숙인 박근희…"4000명 투입해 택배기사 업무 줄이겠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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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 "유가족·국민께 사과…책임 통감하고 있다"

"분류인력 4000명으로 확대…산재가입 100% 달성할 것"

뉴스1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0.10.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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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에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가 나섰다.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방지책 시행을 약속했다.

박 대표는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한 택배기사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도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의 잇단 사망에 대해 입장과 대책을 밝힌 것은 고(故) 김원종(48) CJ대한통운 택배기사의 죽음 이후 2주 만이다. 지난 20일에도 CJ대한통운 소속 택배 간선차 운전기사 강모씨(39)가 세상을 떠나면서 올해에만 총 13명의 택배기사가 목숨을 잃었다.

그는 "회사의 대표이사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몇 마디 말로 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코로나로 물량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현장 상황을 세밀하게 챙기지 못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되묻고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과와 더불어 '택배기사 및 택배종사자 보호 종합대책'도 전격 발표했다. 다음 달부터 택배 현장에 분류지원인력 4000명을 단계적으로 투입해 택배기사의 근무시간을 줄이고, 2022년까지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한다는 것이 골자다.

정태영 CJ대한통운 택배부문장은 "다음 달부터 택배기사들의 인수업무를 돕는 분류지원인력 4000명을 단계적으로 투입할 것"이라며 "매년 500억원의 추가 비용이 예상되며 추가인력 채용 등 구체적인 내용은 집배점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또 "2022년까지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기금을 조성할 것"이라며 "기존 시행 중인 택배기사 자녀 학자금 및 경조금 지원과는 별개로 긴급생계 지원, 업무 만족도 제고 등 복지 증진을 위한 활동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CJ대한통운 '택배상생위원회'도 상생협력기금의 일부를 활용해 택배종사자 소통, 자긍심 고취 등 사회공헌활동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택배기사의 산재보험 가입률도 100%까지 끌어올린다. 올 연말까지 전국 집배점을 대상으로 '산재보험 가입 여부 실태조사'를 벌여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택배기사가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또 택배기사 건강검진 주기를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검사 항목에 '뇌심혈관계 검사 항목'을 추가하기로 했다.

아울러 2020년까지 택배 터미널 100곳에 '소형 분류 자동화 시스템'(MP·멀티포인트)을 설치하는 등 택배기사의 근무강도를 낮출 계획이다. 현재 CJ대한통운은 전국 서비터미널 181곳에 자동분류장치인 '휠소터'를 도입해 물량 분류 자동화율을 95%까지 달성한 상태다.

분류작업과 함께 과로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던 '초과물량'도 해법을 찾게 됐다. 정 부문장은 "초과물량이 나올 경우 택배기사 3~4명이 팀을 이뤄 물량을 분담해 개별 택배기사에게 부담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는 '초과물량 공유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전문기관에 의뢰해 건강한 성인이 하루 배송할 수 있는 적정량을 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 및 택배 종사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현장 혁신 및 관련 기술개발을 지속할 것"이라며 "대표이사인 제가 책임지고 확실히 시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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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고개를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0.10.2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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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정태영 CJ대한통운 택배부문장과의 주요 질의응답

-분류지원인력을 4000명 투입한다는 것은 향후 배송과 분류작업 업무를 구분하겠다는 뜻인가?
▶지금까지 택배기사님들을 중심으로 구성했던 분류작업의 기본적인 틀을 택배회사가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로 이해해 달라. 단기적으로 일정 기간만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4000명을 장기적으로 투입하면서 운용하겠다.

-분류지원인력 확대 비용 500억원은 누가 부담하는가?
▶그간 택배업계에서 분류작업에 대한 역할론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이번에 회사가 전향적으로 분류작업 문제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금액 분담은 각 집배점과 적극 협의하며 진행할 예정이다.

-택배기사는 대부분 개인사업자다. 초과물량 공유제를 하려면 물량 조율이 필요한데, 방안이 있나?
▶물량 공유제는 택배기사의 수입과 직결되는 문제여서 (집배점과) 협의하면서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의 일반적인 관점으로 물량 공유를 진행할 생각이 없다. 택배기사의 건강검진 결과와 연계해서 협의하겠다.

-택배기사 직접고용에 대해 검토하고 있나?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서 답변 드리기에는 바람직하지 않다. 답변을 유보하겠다.

-유가족과의 협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유가족과 별도의 협의를 진행하며 위로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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