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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배민 라이더 배차중개수수료 폐지…우아한청년들 노사 '무쟁의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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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청년들-민노총 서비스연맹, 6개월 협상 끝에 결실

배차중개수수료 폐지해 라이더 소득 ↑…건강검진비, 휴식지원비 지급

뉴스1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 위치한 배달의 민족 라이더스 센터의 모습. 2020.9.4/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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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며 플랫폼 노동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배달의민족이 라이더(배달원) 처우 개선을 위해 플랫폼 노동 종사자와 '쟁의 없는 타결'을 이끌어냈다.

배달의민족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과 단체협상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플랫폼 기업과 플랫폼 노동 종사자가 단체협약을 타결한 국내 첫 사례다.

앞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배민라이더스지회는 지난 2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교섭 대표노조로 확정됐다. 우아한청년들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을 배송환경, 배송조건, 조합원 안전, 라이더 인권 보호 등에 관해 교섭하는 노동단체임을 인정했다.

양 측은 이번 협약에 따라 배차중개수수료를 폐지하기로 했다. 현재 배달대행업계에 관례적으로 존재하는 배차중개수수료는 라이더에게 배달 물량이 중개될 때마다 건당 200원~300원의 수수료를 부담하게 한다. 이번 협약으로 배민라이더스와 계약을 맺은 모든 라이더는 배차중개수수료가 면제돼 소득이 증가할 전망이다.

이 밖에도 단체협약안에는 Δ회사의 지속성장 Δ조합원이 안전하게 일할 권리 Δ복지 강화를 통한 라이더 처우 개선 Δ라이더의 사회적 인식 개선 등을 위해 노사 공동 노력 등 배달업 전반을 아우르는 내용이 담겼다.

세부적으로 우아한청년들은 라이더 복지 혜택 증대를 위해 라이더에게 건강검진 비용을 제공하고 피복비를 지원하며, 장기적으로 계약하고 일하는 라이더에게는 휴식지원비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라이더 안전장치 강화를 위해 정기적인 라이더 안전 교육을 의무 시행하고, 심각한 악천후에는 회사가 배송서비스를 중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나아가 양 측은 단체협약안에 라이더의 사회적 인식 개선 및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캠페인, 토론회 등을 개최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소셜미디어 창구를 마련하는 등 회사와 조합이 공동으로 추진할 노력들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선규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위원장은 "이번 협약은 라이더가 사회적으로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기 위한 조항들을 노사가 합의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라이더 안전 확보와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우 우아한청년들 대표는 "업계 선도 기업으로 책임감을 갖고 임한 이번 단체협상이 국내 플랫폼 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라이더 분들이 배달 산업의 동반자라는 인식을 갖고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번 단체협약은 노사가 지난 6개월간 20여차례나 만나 의견을 좁히면서 최종 타결됐다. 양 측은 지난 20일 최종 확정된 단체협약 내용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 이후 이틀간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 결과, 합의안은 투표율 77.1%, 찬성률 97.6%로 이날 최종 통과됐다.

우아한청년들은 개인사업자 신분인 라이더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법적 의무는 없지만, 플랫폼 노동이 국내에 양질의 일자리로 뿌리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성실하게 교섭에 참여했다.

개인사업자로서 계약관계에 있는 플랫폼 종사자의 노동조합을 민간 기업이 자발적으로 인정하고, 상호 신의성실 원칙 아래 교섭을 진행해 무쟁의로 타결을 이뤄낸 것은 해외에서도 찾기 어려운 사례로 평가 받는다.

이날 단체협약을 두고 노동계는 "플랫폼 기업과 플랫폼 종사자가 자율적으로 노사 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이라는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플랫폼 노동을 제도화한 이번 협약은 해외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우아한청년들의 모회사인 우아한형제들도 플랫폼 노동이 국내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리도록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과 고용노동부 등 정부 부처, 노동계, 학계 전문가들이 두루 참여한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포럼'은 최근 플랫폼 종사자의 안정적 업무 환경을 위한 사회적 협약을 체결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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