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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철 지검장 사의'에 검찰 내부 술렁…법무부도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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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편 가르기에 염증" vs "수사책임자 사의 부적절"

연합뉴스

사의 표명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사기 사건을 수사해 온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22일 전격 사의를 표명하자 검찰은 크게 술렁였다.

검찰 내부에서는 특정 수사를 놓고 정치권과 여론이 편 가르기를 하며 '정치 검찰'을 만들어 내는 것 아니냐는 박 지검장의 말에 크게 공감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검찰청의 A 부장검사는 "검사장이 사의까지 한 걸 보면 답답한 마음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며 "수사 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오든 양쪽에서 공정하다고 하지 않을 테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가족·측근 의혹 수사를 맡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겨냥해 "이 지검장도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라며 "어떤 결론을 내더라도 누가 공정하다고 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지방검찰청의 간부급 B 검사는 "현재 검찰에는 '추미애 검사'도 없고 '윤석열 검사'도 없는데, 자꾸 편 가르기를 하려고 하니 염증과 함께 비판을 피력한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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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 향하는 추미애 장관
(과천=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 도착, 청사로 향하고 있다. 2020.10.22 mon@yna.co.kr



박 지검장이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이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한다'는 언급한 것을 놓고서도 "할 말을 대신해 줬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A 부장검사는 "주변에서 후련하다고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고, B 검사 역시 "많은 검사의 생각을 대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 검사는 "법무부가 총장만을 지휘하게 돼 있는데, 총장 지휘를 배제하면서 법무부가 남부지검에 수사의뢰를 한 것은 장관이 총장 외의 검사를 지휘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라임 사건을 둘러싼 정관계 로비와 검사 술 접대 의혹 등을 수사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사 책임자인 박 지검장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재경지검의 C 부장검사는 "너무 안타깝다"며 "이럴 때일수록 자리를 지키면서 강단 있게 수사를 해주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박 지검장의 사의 표명 글에 "사의를 거둬달라"는 취지의 댓글이 수십 개 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지검장의 사의 표명에 법무부도 곤혹스러운 표정이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다들 박 지검장 사의에 많이 놀랐다.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검찰 외부에서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이 박 지검장 사의를 촉발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김한규 전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은 "애당초 윤 총장이 라임 사건, 장모나 배우자 관련 수사를 축소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자체가 무리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도 "작금의 현실에 대한 항의성 차원의 사의 아니겠느냐"며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는 말속에 모든 뜻이 담겼다고 본다"고 밝혔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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