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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송혜교 띄우면서 BTS 찌르는 중국 언론의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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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좌진 조형물 기증한 송혜교, BTS와 대조돼”

“연예인은 역사·정치 발언 신중해야” 충고

조선일보

배우 송혜교. /스포츠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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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2일 “한국 여배우 송혜교가 20세기 일본과 싸운 한국인 영웅의 조형물을 중국 박물관에 기증해 팬들과 중국 대중의 박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송혜교는 전날 청산리전투 승전 100주년을 맞아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중국 헤이룽장성 하이린시 한중우의공원에 김좌진 장군 대형 부조작품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스는 “김좌진 장군은 독립군을 이끌고 1920년 중국의 정보로 청산리 전투에서 승리한 뒤 1930년 일본 정부에 의해 암살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송혜교는 여러 인기 드라마에 출연해 중국에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번 기부는 팬들의 환영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혜교의 기부에 대한 중국 팬들의 반응은 이달 초 방탄소년단(BTS)이 한·미관계 관련한 상을 받은 뒤 한국전쟁 관련 발언을 한 것과 크게 대조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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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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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는 지난 7일 한·미 친선 비영리재단인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연례행사에서 한·미 우호 관계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받았다. 멤버 RM은 수상소감 도중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양국(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환구시보는 “BTS의 정치적 발언에 중국 네티즌이 분노하고 있다”며 “6·25 전쟁 당시 미군이 침략자였음에도 BTS는 미국의 입장에만 맞춰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BTS는) 한국과 미국이 공유한 고통의 역사를 부각시켜 중국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며 “이 연설은 미국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일각에서 미국이 전쟁의 침략자였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했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에 “역사나 정치 관련 연예인들의 행보는 많은 주목을 받는 만큼 발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BTS가 진정으로 표현하려던 것이 무엇이든, 그 발언은 중국인들의 감정을 상하게 했으며 일부 우익 언론들에 의해 중국과 한국 사이 불화를 만드는 데 이용됐다”고 했다.

앞서 중국 매체의 공세와 네티즌의 비난이 거세지자 삼성전자과 현대자동차, 휠라 등 한국 기업들은 소셜미디어에서 BTS 관련 광고와 게시물을 삭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러 외신이 중국의 과도한 민족주의 성향을 비판하는 기사를 내고, 중국 외교부가 상호 우호를 강조하는 입장을 표명한 뒤 비판 여론은 수그러들었다. 환구시보와 해당 매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BTS 비판 기사 일부를 삭제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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