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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새 감독 체제 후 1무4패 6위까지…대전의 야심, 용두사미로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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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한때 우승권에 있던 대전하나시티즌의 현재 순위는 6위다. 이대로는 PO 진출도 불투명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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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K리그1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달리던 제주유나이티드, 그리고 2018시즌 준우승을 차지했던 경남FC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가진 2개 클럽이 2부로 떨어지면서 2020시즌 K리그2는 일찌감치 '전쟁터'가 예고됐다. 기존의 강호 전남드래곤즈, 부천FC, 수원FC 등을 떠올리면 누가 1부로 올라갈 수 있을지 짐작도 쉽지 않았다.

어지러운 판세와 함께 조명할 팀들이 상당히 많았으나 압도적인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팀은 따로 있었는데, 바로 기업구단으로의 재창단을 선언한 대전하나시티즌이었다.

시작부터 스케일이 다르게 움직였다. 오래도록 대한축구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후원사였던 하나금융그룹이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하면서 출발한 팀이다. 실제로 시즌을 준비하면서 또 시즌 중에도 적극적으로 선수를 영입해 K리그2 레벨에서는 최상급 스쿼드를 구축했다.

여기에 허정무 이사장과 황선홍 감독이라는, 한국 축구사에 굵직한 발자국을 남긴 이들이 프론트의 리더와 선수단 리더로 확정되면서 기대감이 더 커졌다. 레전드와 레전드의 결합이었으니 시작부터 떠들썩했다.

창단식을 통해 대전은 K리그를 넘어 아시아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미래 비전이 있는 클럽'을 지향점으로 삼는다고 했다. 그 방향성을 위해 '승격'은 기본 전제여야 했고 실제로 구단도 "1부 승격이 최대 목표"라고 밝혔다. 포부가 컸다. 대전하나시티즌이 꿈 꿨던 것은 승천하는 용이었다. 그런데 시즌 막바지에 이른 현재 모습은 초라하다.

시즌 내내 K리그2 상위권을 달리던 대전이 시즌 막바지에 이르러 중위권으로 밀려났다. 대전은 지난 17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부천FC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0' 홈경기에서 0-1로 패했다. 그 결과로 9승6무9패(승점 33)가 된 대전은 6위로 떨어졌다. 6위는, 올 시즌 가장 나쁜 순위다.

여름을 빠져나오면서 홍역을 앓은 대전이다. 지난 9월8일, 대전하나시티즌 측은 황선홍 감독이 사임했다고 밝혔다. 당시 구단은 "9월6일 부천과의 홈경기(1-0 승)를 마친 후 황 감독이 사임 의사를 밝혔고 구단과 상의 끝에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고 발표했다.

18라운드가 끝났을 때 대전은 8승6무4패 승점 30으로 제주(승점 35), 수원FC(승점 33)에 이어 3위를 달리고 있었다. 시즌 종료(27라운드)까지는 9경기가 남아 있었고 본격적인 우승 레이스를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으니 황 감독이 스스로 떠났다고 보는 시선은 그리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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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럽지 않은 순위 때문에 황선홍 감독을 내쳤으나, 오히려 조민국 감독대행 이후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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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된 왈가왈부는 차치하고, 성적이 탐탁지 않았던 구단은 결국 더 늦기 전에 수장을 바꾸는 선택을 내렸다. 내부적으로는 승부수였고 또 묘수라고 생각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악수가 된 모양새다.

황선홍 감독이 물러난 뒤 대전은 강철 수석코치 체제에서의 1경기를 거쳐 조민국 감독대행에게 지휘봉을 넘겼고 부천전까지 5경기를 치렀다. 결과가 너무 초라하다. 조 감독 부임 후 최근 3연패를 포함, 1승5패로 바닥을 쳤고 쌓아 놓은 승점을 모두 까먹으면서 6위까지 추락했다.

올 시즌 K리그2는 1위가 1부로 곧장 승격한다. 그리고 2~4위 팀들이 플레이오프(PO)를 거쳐 1부로 올라갈 1팀을 더 결정한다. 요컨대 어떻게든 승격의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4위 안에는 들어가야 하는데 한때 우승을 노리던 대전은 이제 PO진출도 불안해졌다.

아직 가능성은 남아 있다. 현재 4위인 서울 이랜드(10승5무9패 승점 35), 3위 전남드래곤즈(8승12무4패 승점 36) 등과의 격차가 그리 크진 않아 잔여 3경기를 통해 다시 4위권 탈환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지금 분위기를 봤을 땐 쉽진 않다.

대전은 당장 오는 24일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전남을 상대로 원정경기를 펼친다. 이때도 승리하지 못한다면 PO 진입은 진짜 어려워질 수 있다. 마지막 반전에 성공하지 못하면, 대전하나시티즌의 도전은 용두사미로 끝날 수밖에 없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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