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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美전문가 "중국, BTS에 싸움 잘못 걸었다…아미 상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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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린폴리시' 칼럼 기고…"김대중 전 대통령 문화 정책에서 배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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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와 BTS가 어디에 있건 우리의 거리가 아주 가깝다는 증거에요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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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중국이 방탄소년단(BTS)을 상대로 시비를 걸었다가 빈약한 소프트파워만 노출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DC에서 법률 전문가로 활동하는 동아시아 정치경제 전문가 네이선 박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에 ‘중국이 K-팝 거인 BTS에 싸움을 잘못 걸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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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린팔러시 홈피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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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중국이 밴플리트상 수상식에서 한국전쟁 70주년을 언급한 BTS에 대한 비난을 멈춘 것에 대해 “중국이 아미(BTS 팬클럽)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7일 BTS는 한미우호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밴플리트상'을 수상했다. 리더 RM은 수상소감으로 "올해 행사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며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이 발언을 두고 '양국'이 한국과 미국을 지칭한다며 "중국인들의 희생을 무시한 발언"이라며 비난했다. 이후 중국 누리꾼들도 "BTS를 좋아하면 매국노"라며 BTS 비난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환구시보는 BTS 관련 기사를 다음날 조용히 삭제한 것을 비롯, 중국 매체의 공세가 이틀을 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중국 누리꾼들의 비난도 덩달아 수그러들었다.

네이선 박은 "이번 사건은 중국의 소프트파워가 빈약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또 다른 사례"라며 "격렬한 국수주의는 상대를 설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NBA 보이콧(거부)’ 등 또 다른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오히려 중국이 대중문화를 통해 소프트파워를 강화한 한국의 전략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한국 소프트파워 전략의 설계사로 높이 평가하며 김대중 전대통령의 신념과 정책을 자세히 소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한국 문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창작의 자유를 확대하고,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법적 인프라를 구축했으며, 영화에 대한 사전 허가 절차 폐지 등 다양한 지원책을 펼쳤다.

특히 김대중 전대통령은 ‘대중문화에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한국의 다음 정권들이 김대중 전대통령의 원칙을 고수 한 것은 아니었다. 보수적인 이명박 전대통령은 대중문화를 통제하려 했고, 박근혜 전대통령은 문화인들에게 ‘블랙리스트’라는 올가미를 씌우며 대중문화를 탄압했다.

그러나 예술을 정복하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했다. 문화인 블랙리스트가 2016년 공개되었을 때, 그것은 박 전대통령을 무너뜨린 촛불 시위의 인화점 중 하나가 됐다.

이후 또 다른 민주화 정권인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면서 대중문화를 지원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다시 부활됐다. 이후 BTS가 세계적 히트를 치는 것은 물론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석권하는 등 한류가 다시 전세계에 널리 퍼지고 있다.

네이선 박은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라는 김 전 대통령의 지침이 지금도 한국 문화정책을 이끄는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네이선 박은 한때 아시아 영화계를 이끈 중국의 오우삼, 왕가위 감독 등을 언급하며 중국이 대중문화 상품을 만드는 능력은 부족하지 않다고 분석한 뒤 “중국에 부족한 것은 한국처럼 정치의 개입 없이 예술을 지원하려는 리더십과 원칙에서 벗어난 리더십을 견제할 만한 시민사회가 빈약한 점”이라고 글을 맺었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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