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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심한 ‘교외 주부들’… 트럼프 “돌아와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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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선 D-12

4년전 트럼프에 표 더 줬지만 거주자 다양해지며 부동층으로

바이든에 교외 지지율 크게 뒤지자… 트럼프 “치안 보장” 막판 호소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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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서 교외 지역의 백인 여성들 표심이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4년 전 대선에서 이들은 여성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줘 승리의 배경이 됐다. 하지만 이번엔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는 분위기다. 전체 유권자 중 절반가량이 교외에 거주하고 있어 백인 여성을 중심으로 한 교외 지역 표 이탈은 치명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네바다주 유세에서 “교외 지역 여성들이여, 제발 나를 좀 좋아해 줄래요?”라며 직설적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내가 당신들의 집과 당신의 지역사회를 구하고 범죄율을 낮춰 주고 있다”며 “여러분은 나를 그 누구보다 좋아해 줘야 한다”고 강변하기도 했다. 또 여성들의 불만 사항인 식기세척기 사용 시 물 부족 문제를 자신이 해결해 줬다며 “가서 식기세척기를 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는 “교외 지역 여성들이 나를 안 좋아한다는데, 나야말로 교외 지역 커뮤니티를 보호하고 안전하게 해줄 것”이라며 “당신의 옆집에 저소득층 가정이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차별적 발언까지 했다.

교외 지역은 가장 큰 표밭이다. 전체 유권자 거주지 중 교외가 49%로 가장 많고, 도시 34%, 농촌 17% 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전 교외 지역에서 47%의 지지율을 얻어 클린턴 후보(45%)를 앞섰다. 그러나 2년 뒤인 중간선거에서는 교외 지역 거주자의 절반 이상인 52%가 민주당을 지지해 공화당 지지율(45%)보다 높았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고전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민주주의펀드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공동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54% 대 44%로 밀리는 상황이다.

지난 대선 이후 빚어진 교외 지역 표심 변화의 주된 배경에는 주부들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초 스타일’을 좋아하는 교외 지역 백인 남성들로부터 57%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 여성들의 지지는 45%에 그친다. 바이든 후보 지지율(54%)에 비해 9%포인트 떨어지는 수치다.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바이든 후보가 백인 여성들 사이에서 무려 23%포인트 앞서 나가고 있다. 전국 단위로 따졌을 때에도 워싱턴포스트와 ABC의 지난달 공동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의 교외 지역 백인 여성 지지율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평균 18%포인트 높았다.

선거 전문가들은 교외 지역 거주자들이 다양해지면서 기존의 커뮤니티와 지역 특성이 점점 변해가고 있는 흐름에도 주목하고 있다. ‘교외’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화이트칼라 직종의 백인 남편이 도시로 출근하고 전업주부들은 집을 지키는 전통적 가정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이민자들이 교외로 흘러 들어가면서 이른바 ‘교외 멜팅폿(melting pot)’으로 인구 구성이 다양해졌다. 상대적으로 이민자 정책에 유연한 민주당에 유리하게 인구구조가 변한 것이다. 미국의 선거 조사업체 파이브서티에이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교외 지역 백인 남성에게 매달리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선거까지 불과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 그가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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