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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1호기 감사 끝난 게 아니다...회의록 공개, 내부 감찰 등 곳곳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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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이 21일 삼청동 감사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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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내놨지만 이번 감사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 평가 흠결을 지적하면서도 조기 폐쇄에 대한 타당성을 판단하지 않은 어정쩡한 감사 결과 탓에 감사원의 추가 조치를 두고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질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감사위원회 회의록 공개 여부 등에 따라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① 월성1호기 관련 '모든 자료' 공개하나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15일 국회 법제사법위 국정감사에서 '감사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법사위에서) 의결한다면 열람 가능하다"고 답했다. "문답서, 수집한 자료, 포렌식을 통해 되살린 문서, 그간 생성한 자체 문서를 모두 공개할 용의가 있다"고도 말했다. 이 역시 법사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

최 원장이 회의록 등을 모두 공개할 수 있다고 선수를 친 것은 경제성 평가에 문제가 있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여권 일각이 "대선에서 41% 지지밖에 받지 못한 정부의 국정과제가 국민적 합의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 등 최 원장의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제기한 '짜맞추기 감사' 의혹을 털어내겠다는 얘기다. 아울러 회의록이 공개되면 최 원장과 친여 성향 감사위원들이 감사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드러날 수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현재로선 국회 법사위는 해당 자료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여야는 회의록 등 자료가 공개됐을 때 정치적으로 유리하거나 불리한 부분이 없는지를 따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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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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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조만간 시작되는 '강압 감사' 감찰


감사원은 일부 피감사자들이 제기한 '강압 감사'에 대한 내부 감찰도 앞두고 있다. 최 원장은 지난 15일 국감에서 "결과가 공개되면 직무 감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감사원이 월성 1호기 감사 과정에서 강압적인 조사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면 이번 감사 결과의 신뢰성 뿐만 아니라 최 원장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감사위에서도 감사 과정이 옳았는지에 대한 의견이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이 나오더라도 정치권이 곧이 곧대로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내부 감찰이기 때문에 '봐주기'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최 원장은 26일 종합 국감에서 감찰 계획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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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운전이 영구정지된 '월성 1호기'(붉은 원)가 보이고 있다. 경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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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정치적 중립 강화 목소리 커질 듯


감사원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서 고려된 안전성ㆍ지역수용성 등의 문제를 이번 감사 범위에서 제외했다. 이는 감사원이 타당성 평가를 하지 않는 명분이 됐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여권은 "경제성만 따진 것 자체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전반을 흔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비판하는 반면 야권은 '권력의 눈치를 본 것'이라며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감사원이 논란을 해소하기는 커녕 애매한 줄타기로 정치적 분란만 키운 셈이다. 역으로 보면 이번 감사를 계기로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대통령이 감사원장과 감사위원을 임명하는 제도 등이 도마에 오르거나 국회로 감사원을 이관하자는 제안이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최 원장도 "감사원장과 위원의 임기가 대통령, 국회의원보다 길어야 할 것 같다"며 감사원의 독립성 확보 방안을 거론한 바 있다.

이밖에 현재 공석인 감사위원 자리를 채우는 문제로 최 원장과 청와대가 다시 얼굴을 붉힐 수도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추천했지만 최 원장이 이를 거부한 바 있어 신경전이 계속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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