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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탈당후 몸값 오르는 금태섭, 김종인 "한번 만나볼 생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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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서울시장 보선 주요 변수로

금태섭 “천천히 말할 기회 있을 것”

여당 “탈당, 큰 의미 둘 일 아니다”

야당 “친문 패권 민낯 드러났다”

중앙일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던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탈당했다. 금 전 의원이 이날 서울 용산 사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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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21일 정치권에는 미묘한 파문이 일었다. 그의 탈당 소식이 보도(중앙일보 10월 21일자 1면)된 이날 오전 “내로남불과 편 가르기에 절망했다”는 취지로 민주당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탈당의 변을 올린 데다,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정치 지형에 유의미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금 전 의원은 오전 6시 페이스북에 올린 ‘민주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징계 재심 뭉개기’가 탈당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며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고 적었다. 이어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금 전 의원은 열성 지지자들의 비판과 관련, “지지자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다”고 했다. ‘양념’은 문재인 대통령이, ‘에너지’는 이낙연 대표가 열성 민주당 지지자에게 쓴 표현이다.

금 전 의원의 탈당에 야당은 “친문 패권주의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의미를 부여한 반면, 민주당은 평가절하했다. 야권에서는 특히 금 전 의원의 탈당과 향후 정치 구도를 연결짓는 논평이 이어졌다. 김무성 국민의힘 전 의원은 “소신 있는 결단”이라며 “당내 권력에 굽히지 않고 옳은 소리를 하는 모습에서 지도자로서의 잠재력이 충분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권은희 원내대표는 “금 전 의원의 생각과 판단에 상당히 같은 부분들이 있다.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금 전 의원의 향후 정치 진로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번 만나볼 생각이 있다”고 했다. 2016년 민주당 비대위 대표 시절에 금 전 의원에게 총선 공천장을 준 인연이 있는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언론 인터뷰에선 금 전 의원과 박용진 민주당 의원을 ‘소신 있는 정치인’으로 꼽기도 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향후 정치 진로와 관련해 “천천히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자연인으로서의 탈당”이라며 “큰 의미가 있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아쉬운 일”이라며 “충고는 저희가 마음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일단 떠나신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짤막하게 논평했다. 이른바 ‘조국내전’의 당사자로 금 전 의원과 대립각을 세웠던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자리와 이익을 쫓아가는 철새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내가 못 먹는 우물, 남도 먹지 말라는 못된 마음으로 침을 뱉고 떠난다”면서 “초등학생 수준의 이기적인 모습”이라고도 했다.

금 전 의원과 함께 ‘조금박해’라는 약칭으로 불리며 소신 발언을 했던 조응천·박용진 의원과 김해영 전 최고위원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용진 의원은 “놀랐고 이해는 되지만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정당정치의 기본은 당 안에서 소신껏 하는 것이다. 탈당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조응천 의원도 “금 전 의원 글의 많은 부분에 공감하지만 탈당 결정은 야속하고 원망스럽다”고 했다. 김해영 전 최고위원은 “안타깝다. 어디에 있건 뜻깊은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현석·손국희·하준호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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