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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가을야구' 좌절…실패한 '8치올'·한계 드러낸 '주전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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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과 비주전의 명확한 구분 속에 전력의 80%만 활용

연합뉴스

경기 끝난 뒤 더그아웃 향하는 롯데 선수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올 시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경기가 있다.

8월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이다. 롯데는 0-3으로 끌려가던 9회말 연속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무사 만루의 찬스를 맞았다.

키움의 특급 마무리 조상우를 무너뜨릴 절호의 기회에서 롯데는 안치홍이 삼진, 민병헌이 1루수 땅볼로 허무하게 아웃됐다.

딕슨 마차도의 내야 땅볼로 겨우 1점을 얻은 롯데는 대타 허일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결국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안치홍과 민병헌의 예상치 못한 부진, 경쟁력 있는 백업 선수 한 명 없었던 롯데의 올 시즌을 함축적으로 드러낸 장면이다.

7위 롯데는 21일 경기를 끝으로 '가을야구' 희망이 완전히 사라졌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6위 또는 7위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최하위로 시즌을 마쳐 절망적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롯데는 그래도 올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이어갔다.

진일보한 시즌이긴 했지만, 개막 5연승이 선사했던 달콤했던 기대감과 '8치올'(8월부터 치고 올라간다)' 선언이 안겼던 혹시나 하는 기대감과는 동떨어진 결과다.

롯데는 지난해 최하위 추락의 여파 속에 대표이사, 단장, 감독이 모두 물갈이된 상황에서 올 시즌을 맞았다.

대형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도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 롯데는 팀 체질 개선을 위해 KBO리그 역대 최연소 단장을 영입했다.

성민규 단장이 주도한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화려했다.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드라마 실사판'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성 단장은 파격 행보를 거듭했다.

허문회 신임 감독은 데이터 기반의 경기 운영과 편견 없는 선수 기용으로 롯데가 강팀으로 롱런하도록 만들겠다며 성 단장과 보조를 맞췄다.

하지만 롯데는 시작부터 스텝이 꼬였다.

롯데는 1선발로 기대했던 아드리안 샘슨이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위독한 부친을 뵈러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돌아온 뒤 2주 자가격리를 거치면서 페이스를 잃은 샘슨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그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롯데의 불운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샘슨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됐던 이승헌은 타구에 머리를 맞아 4개월 동안 재활을 거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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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지켜보는 허문회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게다가 허 감독은 취임 일성과는 달리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초지일관 '주전 야구'를 밀어붙였다.

롯데는 20일 기준 경기당 야수사용이 12.02명으로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적었다.

대타 기용 횟수는 153차례로 롯데보다 적은 구단은 타선이 탄탄한 두산 베어스(135번)뿐이다.

롯데 1군 엔트리는 개막 당시와 비교해 지금까지도 거의 변화가 없을 정도로 허 감독은 주전과 비주전을 명확하게 구분했다.

결과가 좋았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겠지만 허 감독이 믿고 기다렸던 민병헌과 안치홍은 끝내 살아나지 않았다. 4번 이대호도 전성기 때와는 거리가 멀었다.

민병헌은 20일까지 시즌 타율 0.233에 OPS(출루율+장타율) 0.582로 프로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안치홍은 타율 0.279에 OPS 0.740으로 객관적인 수치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기복이 심했다. 실책 13개로 수비 지표는 리그 최하위권이었다.

팬들이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타격감이 떨어진 주장 민병헌은 타격 메커니즘 수정을 위해 2군행을 자처했지만 허 감독은 이를 극구 만류했다.

롯데의 외국인 유격수 마차도는 거의 전 경기를 선발 출전했다.

야수진을 비롯해 투수진까지 제한된 선수로만 시즌을 운영한 결과, 체력이 떨어진 롯데는 시즌 막판 승부처에서 힘을 내지 못했다.

더욱이 전력의 100%가 아니라 80%만 활용한 롯데는 올 시즌 1점 차 경기에서 12승 19패에 그쳤다. 승률은 0.387로 리그 꼴찌다.

하지만 허 감독의 경직된 엔트리 운용에 그림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롯데는 3루수 한동희가 잠재력을 터트렸고, 선발투수 이승헌과 마무리 투수 김원중, 불펜투수 최준용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민수, 강로한, 배성근, 신용수 등 2군 유망주들이 많은 실전 경기를 소화해 내년 1군 가용 자원이 많아진 것도 성과로 꼽을 만하다.

롯데는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나승엽, 김진욱, 손성빈까지 1차 지명급 대형 유망주 3명을 한꺼번에 영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선수 면면을 보면 롯데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그리고 이러한 전력을 한데 모아 내년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서라도 성 단장과 허 감독이 서로 힘을 합치고 같은 곳을 바라보길 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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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회 감독 취임식에서 축하 꽃다발 건넨 성민규 단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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