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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바이오의약품 수요 급증에…국내 ‘위탁생산기지’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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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 비용 낮고 기술력은 우수

코로나 치료제·백신 생산 ‘최적’

삼바 3분기 누적매출 7895억원

국내 업체들, 계약 성사 잇따라

[경향신문]

국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들의 매출이 최근 잇따른 대형 계약 성사에 급증하고 있다. CDMO 시장은 지난 몇 년 새 꾸준히 성장해왔는데, 올해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 수요가 몰리면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대규모 설비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데다 ‘K방역’으로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 분야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CDMO는 고객사로부터 바이오의약품을 위탁생산(CMO)하는 것은 물론 의약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도록 세포주와 생산공정을 개발하는 위탁개발(CDO)을 동시에 수행하는 사업모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CDMO 시장은 2017년 97억달러(약 12조원)에서 연평균 15.3%씩 성장해 2025년에는 303억달러(약 3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생산비용을 절약하려는 글로벌 제약사뿐만 아니라 최근 생산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신생 제약기업들의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은 미국, 독일 등 의료산업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생산, 임상시험 등에 비용이 덜 들고 중국 등 경쟁국보다는 우수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최적의 CDMO 파트너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대표 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들어 영국의 글로벌 제약사 GSK와 4393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치료제 생산 계약을 체결하는 등 총 12건(1조8358억원)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는 지난해 매출의 약 2.5배에 달하는 실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3분기까지 누적매출 7895억원, 영업이익 200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전체 매출(7016억원)과 영업이익(917억원)을 뛰어넘었다고 이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규모의 경제가 통했다고 보고 있다.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생산시설인 인천 송도 3공장(18만ℓ 규모)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보다 규모가 더 큰 4공장(25만6000ℓ 규모)을 2022년 말 가동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4공장이 완성되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의 30%를 담당하게 된다.

또 다른 CDMO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가장 먼저 생산할 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노바백스와 각각 지난 7월과 8월 위탁생산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백신 생산능력을 기존 연간 1억5000만도즈에서 5억도즈 규모로 늘렸다고 밝혔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 CDMO를 선호하는 추세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바이오의약품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규제당국의 기준이 높아지면서 의약품 허가 및 판매 수요 예측 등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CDMO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국내 업체들의 투자 또한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새 공장 증설 계획을 공식화한 업체는 5곳에 달하며 투자금액은 2조원이 넘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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