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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고 독한 '마틴 에덴', 리메이크 한다면 박해준 1순위...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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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에덴' 메인포스터(알토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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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29일 극장에서 개봉하는 '마틴 에덴'은 평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피에르토 마르셀로 감독의 장편 드라마다.

이 작품은 개봉 전후로 각종 영화제에서 평단과 관객들의 찬사와 호평을 받은 수작이다. 지난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남우주연상(루카 마리넬리)은 이 영화를 빛내는 일부 악세사리에 불과할 정도다.

16mm 필름 카메라가 주는 자연스러운 영상과 주인공 마틴 에덴(루카 마리넬리)의 강렬하면서도 지독한 모습만이 뇌리에 남는다. 헤아릴 수 없는 신선한 영감이 떠오르는 건 덤.

무엇보다도 60년전 당시 나폴리와 이탈리아 자연 풍광을 구현해, 그 어떤 작품 보다 훨씬 더 훌륭하게 고증됐다.

바꿔말해 레트로(복고)를 무대세트, 의상, 분장, 대사 등으로 애써서 포장하지 않고, 능숙하게 오리지널리티를 부각시켰다.

평단 찬사가 가득했던 피에르토 마르셀로 감독의 마스터피스 '마틴 에덴'

오는 29일 개봉하는 '마틴 에덴'의 원작은 북미 작가 잭 런던의 동명소설(1909). 이를 각색하고 내놓은 영화 배경은 1960년대 이탈리아다.

나고 자라면서 찢어지게 가난해 초등학교도 못마친 다혈질의 마틴 에덴. 그가 어떻게 부둣가를 떠돌던 선원에서 스타 작가로 보란듯이 성공해 브루주아(유산계급)에 안착했는지. 그럼에도 왜 그는 낙담과 공허함을 달고 살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극중 마틴 에덴이 작가가 된 배경은 첫사랑 덕분이다. 우연한 기회에 만났던 나폴리에서 가장 부유하고 지성으로 가득한 집안의 딸 엘레나 오르시니(제시카 크레시브)를 만나면서 동기가 부여됐다.

어떻게든 엘레나와 엘네나 부모의 눈에 들려던 마틴 에덴. 그녀가 빌려 준 보들레르의 시집은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도 못마친 주인공의 미래를 결정하는데 크나큰 영향을 준다.

하지만 마틴 에덴의 성공을 향한 과정은 길고 험난했다. 만났던 사람들 대부분은 작가로 성공하는데 전혀 도움이 안되는 이들 뿐이다. 가난에 찌들어 사는 노동자들과 저항, 연대 파업을 외치는 좌파계열 선동가, 그리고 이를 취재해 신문을 사 볼 정도로 여유가 있는 독자들을 상대하는 신문사 기자들 뿐.

유일한 혈육인 누나조차 매일 돈에 쩌들어 사는 장사치 남편의 폭언과 폭력에 힘겨워 한다. 하물며 마틴에게 도움 안되는 심각한 인물은 루스 브리센덴(카를로 체시니)같은 부유한 귀족.

그는 마틴에게 계속해서 계급의 실체를 보여주려고 한다. 마치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메피스토펠레스처럼 주인공의 우직하고 올곧은 사랑을 여지 없이 실험에 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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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에덴' 스틸컷(알토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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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에덴'이 리메이크 된다면 1순위는 배우 박해준

29일 개봉하는 '마틴 에덴'을 두고 "한국에서 리메이크 되면 1순위가 박해준이다"라고 쓰고, 심지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동시에 원작의 혜안과 통찰이 돋보인다고 부연하는 심정은 하나다.

우선 이 작품은 러닝타임이 129분이다. 2시간 9분의 장편이다. 그럼에도 페더리코 펠리니와 파울로 소렌티노, 구스 반 산트의 작품들에게서 느꼈던 풍만한 감성을 '마티 에덴'에서 다시금 충분히 느낄수 있다.

문제는 취향이다. 이 작품은 매니아들을 위한 영화로 남기 쉽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려면 작은 개연성라도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한국판 리메이크를 부연하게 됐다.

영화 '마틴 에덴'의 주인공 마틴 에딘을 맡은 루카 마리넬리는 그 풍채와 캐릭터가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이태오로 열연한 배우 박해준과 많이 유사하다. 선악을 동시에 가진 군상이 연상된다.

그럼, 시대와 배경은 어떻게 바뀌면 좋을까. 1960년대 나폴리는 1980년 부산으로 바꾸고, 그가 고향을 떠나 작가 등단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소는 광주가 어울린다.

'왜? 그 시절이 어울리는가'라는 질문에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먼저 68운동 이전의 이탈리아와 1980년 한국은 사회 격동기라는 역사를 갖고 있다.

둘째, 전후 먹고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살았던 베이비부머 세대의 애환과 좌절을 거듭하면서도 오뚜기처럼 일어서야만 했던 시지프스의 신화가 느껴진다.

셋째, 가장 마틴 에덴과 성장 과정은 다르지만 많은 부분에서 유사한 시인이 이 나라에 존재했다. 다름아닌 기형도다.

그는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고향 땅에서 피비린내 나는 참극을 경험하지 못했다. 시인 기형도는 짧은 생애 동안 광주를 부채로 안고 살았다. 그렇다면 마틴 에덴은 어떤 부채를 평생 안고 살았을까.

29일 개봉하는 '마틴 에덴'을 보면 가장 큰 획은 뇌리에 남는다. 그것은 처절한 현실 앞에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야만 했던 한 인간의 변질이다.

그 변질이 주인공의 진심인지, 아니면 본질과 구분 못한 시선의 왜곡인지는 관객 각자가 가진 성정과 느낌대로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한편 지금도 흔히 벌어지는 대량 해고, 공장 폐쇄, 연쇄 부도와 같은 사회 현상을 두고 이념적으로 해석하려는 자들은 최소한의 지적유희를 즐길줄 아는 사람들이다. 흔히 지성이라고 분류한다.

하지만 이런 단어조차 모른체 당장 먹고 사는 것이 급한 사람들에게는 지적유희 만한 사치도 없다. 정작 영화 '마틴 에덴'의 주인공은 바로 그 중간에 걸터 앉아 있다.

마틴 에덴은 단지 사랑했던 연인의 관심을 받기 위해 작가가 되겠다고 나선 것이 전부다. 그것이 출발점이었다.

그랬던 그 시절이 지나가고 사회, 경제가 성장하면서 모두는 어떻게 변했을까. 마틴 에덴과 같은 사람들이 여전히 초심을 잃지 않고 제대로 가고 있을까. 아니면 변질과 오욕(五慾)으로 가득한 세상 가운데 침묵으로 일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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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에덴' 스틸컷(알토미디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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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에덴'은 한 인간의 성공담을 그린 작품이 아니다. 배우고 못배우고를 떠나, 어느 시대건, 어디건 인간의 무지와 무모한 도전은 존재했다.

결과 보다는 처절한 삶을 살았던 한 인간의 과정을 담아낸 이 작품은 그래서 오랫동안 회자될 것이 분명하다.

덧붙여 알토미디어가 수입하고 배급하는 '마틴 에덴'은 12세 이상 관람가로 예술영화로 분류되어 있다.

코로나19가 정착한 지금. 좌석도 많지 않은 극장가에서 개봉하는 이 작품은 넷플릭스로 개봉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와 함께 올해 극장가를 빛낼 가능성이 여느때 보다 높다. 그만큼 훌륭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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