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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탈당에…여야, 내년 서울시장 보선 ‘변수’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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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당 편가르기·내로남불에 절망” 징계 재심 지연도 영향

민주당 ‘파장 축소’ 분위기…국민의힘 “성사 땐 필승카드”

[경향신문]



경향신문

민주당 탈당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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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53·사진)이 21일 “민주당의 편 가르기, ‘내로남불’, 말 뒤집기에 절망했다”고 밝히며 탈당했다.

금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입법 과정에서 당론을 어겼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뒤 재심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이날까지 당은 재심을 진행하지 않았고 금 전 의원은 이에 전격 탈당을 선언했다. 여야는 금 전 의원 탈당 자체보다 향후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금태섭 변수’가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입장문에서 “민주당이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하며 “ ‘내로남불’과 말 뒤집기 등에 절망했다”고 탈당 이유를 설명했다. 금 전 의원은 지난해 ‘조국 사태’를 비롯해 20대 국회 내내 현안마다 소신 발언을 해온 ‘조금박해’(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 의원) 멤버다. 21대 국회 들어 검찰개혁 기조, 검찰 수사 등에서 당에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탈당 결행 이유일 것이라고 가까운 의원들은 전했다.

무엇보다 지난 5월 당 윤리심판원이 공수처 입법 과정에서 기권한 금 전 의원에게 경고처분을 내렸고, 이에 대한 재심을 5개월째 진행하지 않는 것이 탈당 결심을 굳히게 했다는 후문이다.

당내에선 이미 4·15 총선에서 낙선한 금 전 의원에 대해 ‘이중징계’라는 비판이 나왔다.

민주당은 일단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낙연 대표는 “아쉬운 일”이라면서 “(금 전 의원) 충고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문계는 맹비난했다. 지난 총선 당시 금 전 의원 지역구에 ‘표적 출마’해 ‘조국 내전’을 촉발했던 김남국 의원은 “정치적 신념과 소신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 자리와 이익을 좇아가는 철새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다만 비주류인 박용진 의원은 “당에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감당해야 할 일”이라며 “이해는 하지만 탈당에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금 전 의원은 초선 출신의 원외 인사로 정치적 무게는 크지 않다. 하지만 당 외연을 확장하는 중도개혁 인사였고, 당 전략기획위원장까지 맡았다. 시기적으로도 그의 탈당이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시점에 나온 터라 가벼운 ‘사건’으로 치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금 전 의원은 탈당을 하면서도 “정치를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이와 맞물려 금 전 의원의 ‘무소속 서울시장 출마설’이 여권 내부에서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금 전 의원이 뛰어들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에선 ‘중도·무당층’ 민심 추이를 보며 파장을 축소하려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허영 대변인은 “자연인으로서 탈당이라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은 반색하고 있다. 당장 뚜렷한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 영입은 물론 서울시장 후보군까지 염두에 두려는 눈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금 전 의원 영입 가능성을 묻자 “두고 봐야 한다”며 “한번 만나볼 수는 있다”고 답했다. 당 관계자는 “(영입) 성사만 되면 필승카드”라고 기대했다. 금 전 의원이 무소속 출마하고 국민의힘이 후보를 내지 않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최근 ‘반문재인’ 전선 구축을 위해 외부 인사에게도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은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킹메이커’를 자처한 김무성 전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반문연대 후보를 선출 못하면 못 이긴다. 국민경선밖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일단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더 많이 반성해야 할 당”이라며 선을 그었다.

박홍두·임지선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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