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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비대위 끝내자”…‘김종인 비대위’ 흔드는 중진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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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들 존재감 부각 노린 발언 평가

내년 공천 두고 위원장 견제 분석도

김, 한달반 만에 중진 연석회의 소집

“내년 재보궐 위해 힘 합쳐야” 다독여


한겨레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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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박스권’에 갇힌 국민의힘 지지율이 좀체 반등 기미를 안 보이자 중진 의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 해체를 요구하는 등 ‘김종인 흔들기’를 재개했다. 김 위원장은 21일 “내년 재보궐선거를 위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눈에 띄는 지지율 변화가 없는 한 중진들의 반발은 내년 4월 재보궐선거가 다가올수록 거세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중진 의원 연석회의에서 “당이 더 협력하고, 내년 재보궐선거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김예령 대변인은 전했다. 당내 최다선(5선)인 정진석 의원도 “지금 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닥친 상황에서 당 지도부를 불필요하게 흔드는 언사가 나오는데 적절하지 않다”며 “내년 시장 선거는 그야말로 당의 운명을 가르는 중차대한 선거다. 우리는 단일대오로 응집하고 뭉쳐야 된다”며 결집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중진 의원은 “‘안 좋은 소리가 안 나오도록 김 위원장이 의원들과 소통하고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터져 나오는 불만을 가라앉히기 위해 지난달 초 이후 열지 않았던 중진 의원 연석회의를 이날 소집했다. 5선인 조경태 의원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대위의 한계를 많은 국민과 당원들이 절감하고 있다. 현재의 비대위로는 더이상 대안 세력, 대안 정당을 기대할 수 없다. 비대위를 여기서 끝내자”는 글을 올렸다. 조 의원의 주장은 오는 12월이나 내년 1월에는 전당대회를 치른 뒤 새 지도부 체제로 재보궐선거를 치르자는 것이다.

지난 16일 김 위원장이 “당내에는 부산시장감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도 중진들 반응이 거칠었다. 같은 날 권영세 의원은 “적절치 않은 얘기를 했다. 스스로를 깎아내려서 얻을 것이 뭐가 있나”라고 반발했고, 유재중 전 의원은 19일 “김 위원장은 부산 시민께 무릎 꿇고 사과하고 집에 가시라”고 독설을 쏟아냈다. 부산 3선인 장제원 의원도 18일 “비대위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김종인 비대위를 저격한 바 있다.

이런 중진들의 반발을 두고 전당대회 등 지도부 개편을 앞두고 존재감 부각을 노린 발언이란 평가도 있지만, 내년 재보궐선거 공천을 두고 김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중진들의 공세가 본격화됐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김종인 비대위가 조기에 붕괴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초선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 외에 대안도 없는데 비대위 체제가 끝나면 우리는 ‘김종인도 포기하고 나간 당’이 된다. ‘김종인 나가라’고 하려면 ‘포스트 김종인’이 누군지부터 말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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