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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금태섭이 롤모델’이라던 김남국, 탈당 선언에 “유아적 수준의 이기적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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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정치적 이벤트도 없고 관심도 없는데, 너무나 갑작스럽고 명분도 없다” / “과연 누가 정말 오만한 것인지 스스로를 돌아보시길 바란다”

세계일보

김남국(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탈당을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을 향해 “자신의 이익과 자리만 쫓아다니는 철새 정치인”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지난 4·15 총선에서 당선된 후 “금 전 의원과 같은 소신있는 초선 의원이 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그의 탈당이 너무나 뜬금없다”며 “아무런 정치적 이벤트도 없고 관심도 없는데, 너무나 갑작스럽고 명분도 없다”고 했다.

이어 “얼마 전 김용민 의원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 대한 민사소송(한 것)에 대해서 엉뚱하게 비판하고 나온 것부터가 이상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니 탈당을 염두에 두고 시비할 거리를 잡으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는 당내 소통과 토론 강화를 주장한다. 그러면서 왜 당에서는 당원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함께 연대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라며 금 전 의원을 쏘아붙였다.

이어 “(금 전 의원은) 그저 보수 언론과 인터뷰하고, 페이스북에 글 남기고 자신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내뱉을 뿐”이라며 “그의 행동에서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또“본인 소신과 생각이 소중하듯이 다른 사람의 의견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그는 “그러면 탈당이 아니라 당 내외에서 함께 토론하고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고, 생각을 함께할 수 있는 동지들을 모아 나가야지. 그게 정치 아닌가?”라고 물었다.

김 의원은“쉽게 말씀드리면 그 분의 지금 태도는 유아적 수준의 이기적인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금 전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한 이유로 3가지를 추측해 정리했다.

(1) 빨리 탈당해서 국민의힘에 입당해 내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나 지역구 재보궐을 준비하려는 계획

(2) 더불어민주당에서 한 번 더 국회의원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으니 그럼 하루라도 빨리 다른 당으로 가서 자리를 잡자는 조급함

(3) 대선판을 딱 보니까 민주당 내에서는 내가 중요한 역할을 맡기는 어려울 것 같고, 탈당해서 중간지대에 있으면서 대선판에서 기회를 찾자는 생각 (김남국 의원 페이스북)

세계일보

금태섭 전 의원. 연합뉴스


그는 “어느 이유로 보나 (금 전 의원은) 정치적 신념과 소신에 따른 선택이 아니라 자리와 이익을 쫓아가는 철새 정치인의 모습”이라며 “이제 여기서는 안 될 것 같으니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자신이 속했던 정당을 떠난다. 그냥 떠나는 것도 내가 못 먹는 우물 남도 먹지 말라는 못된 마음으로 침을 뱉고 떠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아울러 제가 과문한지 모르겠으나, 금 의원이 민주당 소속으로 있으면서 보수 야당의 막무가내 정치공세와 조중동 등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 행태에 대해 매운 비판을 했다는 기억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지난 4월 총선에서 금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서울 강서갑 출마를 선언했다가 민주당 지도부의 조정으로 경기 안산단원을에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김 의원은 지난 6월 언론 인터뷰에서 “금 전 의원과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초선 때 소신 있는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우리 당이 정책적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방향으로 또 결정되는 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다음 날인 3일 금 전 의원에 대해선 “내 말만 소신이라고 고집하고 남의 말은 선거 못 치른다고 틀어막는 표리부동한 모습을 다시 한번 성찰해 보셨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이날 민주당은 금 전 의원이 당론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에 찬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내렸다.

한편 금 전 의원은 21일 더불어민주당 탈당 결정을 알렸다.

그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면서 “다른 무엇보다 편 가르기로 국민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 편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고 상대방에게는 가혹한 ‘내로남불’, 이전에 했던 주장을 아무런 해명이나 설명 없이 뻔뻔스럽게 바꾸는 ‘말 뒤집기’의 행태가 나타난다”면서 “‘우리는 항상 옳고, 우리는 항상 이겨야’하기 때문에 원칙을 저버리고 일관성을 지키지 않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여긴다”라고 꼬집었다.

금 전 의원은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 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힌다.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다”고도 했다.

그는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면서 “민주당이 예전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활기를 되찾고 상식과 이성이 살아 숨 쉬는 좋은 정당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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