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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에어조던 한정판'에 담은 진심…나승엽 사로잡은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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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민규 롯데 단장이 털어놓은 나승엽 영입 뒷얘기

나이키 에어조던 한정판 선물 "돈보다는 신뢰가 우선"

연합뉴스

롯데와 입단 계약한 덕수고 내야수 나승엽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홈페이지 캡처]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돈보다는 선수를 진심으로 아낀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던 덕수고 내야수 나승엽(18)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롯데는 21일 오후 나승엽과 5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5억원은 롯데 역대 신인 계약금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올해 고교 야구에서 최고의 야수로 평가받은 나승엽은 애초 롯데의 1차 지명이 유력했던 선수다.

하지만 나승엽은 올해 KBO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미네소타 트윈스와 구두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는 결국 1차 지명에서 나승엽을 포기하고 장안고 포수 손성빈을 택했다. 하지만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롯데는 2차 1라운드에서 고교 최고 좌완 투수 김진욱(강릉고)을 지명한 데 이어 2라운드에서 나승엽을 지명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나승엽의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가 워낙 확고해 보였기에 롯데가 상위 라운드 픽을 날렸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성민규 단장과 스카우트 파트 전 직원이 부산과 서울을 4∼5차례 오가며 나승엽 설득에 나섰다.

스카우트 파트의 한 직원은 서울에 상주하면서까지 나승엽 설득에 매달린 끝에 결국 도장을 받아냈다.

연합뉴스

성민규 롯데 단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성 단장은 나승엽 영입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주면서 '나이키 에어조던 11 콩코드'를 언급했다.

그는 "작년에 추첨을 통해 산 '나이키 에어조던 11 콩코드'를 나승엽에게 선물했다"며 "1년간 장롱에 모셔뒀던 것인데, 마침 사이즈가 맞았고, 나승엽에게 의미 있는 걸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성 단장은 "내가 아끼는 운동화지만 우리 팀이 정말로 나승엽을 원한다는 걸 보여주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얄궂게도 성 단장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출신이다. 2016년부터 지난해 9월 롯데 단장 선임 전까지 시카고 컵스 구단 환태평양 스카우트 슈퍼바이저를 지냈다.

국내의 잠재력 있는 아마추어 선수들을 발굴해 미국 무대로 안내했던 그는 이번에는 나승엽에게 국내 잔류를 설득했다.

어떤 설득이든, 그 과정에서 돈보다는 신뢰가 더 중요하다는 걸 경험으로 체득한 성 단장은 "선수를 설득하는 건 돈으로 다 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롯데는 나승엽을 품에 안으면서 김진욱, 손성빈까지 1차 지명급 대형 유망주 3명을 영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2차 2라운드 지명권이라는 상위픽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석환 대표이사가 프런트의 판단을 믿고 전적으로 지원해준 것도 컸다.

성 단장은 "대표님이 허락하지 않았으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며 "대표님께서 2차 2라운드 지명권을 잃어도 되니까 자기를 믿고 하라고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셨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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