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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이슈 배구 황제 김연경

4211일 만의 귀환 김연경, 몸 풀릴수록 무서운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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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25득점' 흥국생명,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3-1 승리
한국일보

김연경이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 V리그 배구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에서 득점한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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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이었다. 2009년 이후 약 11년, 날짜로는 4,211일 만에 국내 프로배구 V리그에 복귀한 김연경(32ㆍ흥국생명)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강해졌다. 1세트 4득점에 그쳤던 그는 2세트 7득점, 3세트엔 8득점을 올리며 살아났다. 4세트에서 6득점을 쌓은 김연경은 복귀전에서 25득점 맹활약을 펼쳤고, 덩달아 힘을 낸 흥국생명은 한 달여 전 KOVO컵 트로피를 내준 GS칼텍스에 확실한 설욕을 했다.

흥국생명은 2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도드람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KOVO컵 우승팀 GS칼텍스에 세트스코어 3-1(27-29 28-30 28-26 25-17)로 승리하며 우승을 향한 힘찬 첫 발을 내디뎠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이날 김연경을 이재영(24), 이다영(24) 쌍둥이와 루시아(29) 등과 선발 출전시켰다. 박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김연경의 상태가 아직 100%는 아니지만 80%인 것 같다”라면서도 “출전에 지장이 없다”며 이날 중용 배경을 밝혔다. 지난달 5일 컵대회 결승에서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관측을 깨고 흥국생명에 3-0 대승을 이끌고 우승한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러츠(26)와 강소휘(23), 이소영(26)으로 이뤄진 삼각편대로 흥국생명의 ‘어벤저스 군단’을 상대할 뜻을 밝혔다.

두 팀은 1세트부터 엎치락뒤치락 하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김연경의 스파이크가 번번이 GS칼텍스의 디그에 걸리는 가운데, 흥국생명은 루시아와 이재영이 분발하며 GS칼텍스 수비를 두드렸다. GS칼텍스는 러츠의 고공플레이로 반격했다. 1세트 후반까지 앞서간 흥국생명은 19-19 동점을 허용한 뒤 20-20, 21-21, 22-22, 23-23까지 동점을 반복했다. 듀스까지 돌입한 1세트를 가져간 건 막판 집중력을 잃지 않은 흥국생명이었다. GS칼텍스는 승부를 27-27까지 끌고 갔지만, 흥국생명은 루시아가 백어택 공격을 성공한 뒤 김연경이 서브 득점으로 마무리하며 29-27로 1세트를 따냈다.

1세트 4득점에 공격성공률 14.29%에 그쳤던 김연경은 2세트 들어 강타를 고집하지 않고 연타를 적절히 배합한 공격으로 7득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도 54.55%로 루시아보다도 높았다. 3세트에서 김연경은 완전히 살아난 모습이었다. 상대의 허점을 제대로 파고드는 스파이크 행진으로 8득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도 61.54%까지 끌어올렸다. 김연경의 활약 속에 3세트를 주도한 흥국생명은 23-17까지 앞서며 승리를 눈앞에 뒀지만, 3세트에만 10점을 내리꽂은 러츠의 활약 속에 듀스를 만든 GS칼텍스는 끝내 28-26으로 3세트 승부를 뒤집었다.

다 잡은 승리를 놓쳤던 흥국생명의 4세트 해결사는 역시 김연경이었다. 4세트 들어 안정적인 리시브와 디그로 수비에서도 맹활약한 김연경은 공격에서도 홀로 6득점을 올리며 4세트 승부를 25-17로 마무리 지었다. 경기 후 김연경은 “초반에 너무 많은 생각을 하다가 잘 안 풀리긴 했는데, 후반에 잘 풀리고 이길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그러면서 “(9년 전보다)어린 선수들이 주축으로 하는걸 보며 뿌듯하고 대견했다”며 “모든 팀들의 수준이 올라왔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열린 남자부 경기에선 대한항공이 삼성화재에 3-1(25-13 20-25 25-20 25-22)로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달렸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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