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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내가 책임진다" 구급차 막은 택시기사 징역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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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사망 인과관계는 아직 조사 중

세계일보

단순 접촉사고를 이유로 응급환자가 탄 구급차를 막아선 택시기사 최모씨가 지난 7월24일 특수폭행(고의사고), 업무방해 등 혐의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사설 구급차를 상대로 고의 사고를 내고, 사고 처리를 이유로 환자 이송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기사에게 징역 2년형이 선고됐다. 당시 구급차에 탑승해 있던 환자의 사망과 사고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선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으로, 이번 법원의 판결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는 21일 특수폭행·특수재물손괴·업무방해·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택시기사 최모(31)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다년간 운전업에 종사하면서 단순 접촉사고 등을 통해 보험금을 편취하는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기간, 수법을 봤을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씨는 지난 6월 8일 서울 강동구 고덕역 인근의 한 도로에서 구급차를 상대로 일부러 접촉사고를 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당시 사고 후 최씨는 70대 암 환자 A씨가 탑승해 있던 구급차를 가로막고 “사고 처리부터 해라. (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소리치며 11분간 구급차의 이송을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이후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5시간여가 지난 뒤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최씨의 이송 방해로 인해 환자가 사망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최씨를 엄벌해달라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고, 해당 글은 청원 만료일인 지난 8월 2일까지 총 73만5972명의 동의를 얻는 등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조사 과정에서 최씨는 이 사건 이전에도 사설 구급차를 상대로 고의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 7월 서울 용산구의 한 도로에서 택시를 운전하던 최씨는 한 구급차가 갓길로 주행하자 일부러 진로를 방해하고, 이후 자신을 추월하려는 구급차를 고의로 들이받는 사고를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이외에도 2015년부터 수차례 경미한 사고를 내고, 이를 빌미로 보험료와 합의금 등을 받아 챙겨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3일 결심공판에서 최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재범 위험성과 범행 수법, 유족의 엄벌 요구 등을 고려해 구형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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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캡처


이날 재판을 참관한 A씨의 유족은 법원의 판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족 측 변호인인 이정도 변호사는 “유족 및 망인의 아픔이 정확히 반영된 판결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A씨의 아들 김민호씨는 “(최씨로부터) 그동안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며 “양형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 (법원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재판과 별개로 A씨의 유족이 최씨를 살인, 특수폭행치사 등 9가지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은 최씨가 낸 사고와 A씨 사망 사이의 연관성 등을 조사 중으로, 대한의사협회에서 관련 감정을 진행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의협이든 경찰이든 감정에 있어서 조금 더 서둘러주시고, 결론이 나면 추가 수사를 통해 피고인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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