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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살인 발명가'의 대담한 탈옥…들킨 순간 "내 몸에 폭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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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명 발명가의 대담한 범행에 덴마크가 발칵 뒤집혔다. 살인·사체 유기죄로 종신형을 받고 복역 중이던 그가 교도소에서 탈옥을 감행했기 때문이다. 덴마크 현지 언론들은 유럽에서 촉망받던 이 인물의 기괴한 행동에 주목하며 그의 체포 과정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중앙일보

덴마크 코펜하겐 인근의 헤르스테드베스터 교도소에서 탈출했다가 5분 만에 발각된 기결수 피터 마드센. 그는 경찰이 자신을 포위하자, 몸에 두른 폭탄을 터트리겠다고 협박하며 경찰과 대치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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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 헤르스테드베스터 교도소는 탈옥수 피터 마드센을 다시 체포해 구금했다고 밝혔다.

2년 넘게 수감 중이던 마드센은 이날 오전 10시께 교도소에서 탈출했다. 수제 폭탄으로 추정되는 물건으로 교도관을 협박해 밖으로 나온 뒤 차를 타고 400m가량 달아났다. 하지만 탈옥 5분 만에 경찰에 발각됐다.

경찰은 마드센이 탄 도주 차량을 포위한 뒤 그를 밖으로 끌어냈다. 그러자 그는 몸에 두른 폭탄을 내보이며 경찰을 위협했다. 마드센은 경찰과 2시간동안 대치한 끝에 체포됐다. 폭탄물 처리반의 수사 결과 폭탄은 ‘가짜’로 판명났다.

외신에 따르면 마드센은 유럽에서 ‘괴짜 발명가’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범행 전까지 3척의 개인 잠수함을 만들고, 유인 우주선 프로젝트를 기획해 크라우드 펀딩도 진행했다. 현지 미디어는 그를 ‘덴마크의 일론 머스크’라고 부르며 주목했다.

하지만 2017년 8월 엽기적인 범행으로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그는 자신을 취재하던 프리랜서 여기자 킴 월을 잠수함으로 초대해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바다에 유기했다. 월은 실종 열흘 만에 코펜하겐 인근 섬 해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는 법정에서도 진술을 여러 차례 번복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이어갔다. 성폭행과 살인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시신을 토막내 바다에 버렸다며 시신 훼손 혐의는 인정했다. 지난 9월 방영된 한 TV 다큐멘터리에서는 월과 말다툼 끝에 살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덴마크 법원은 그에게 적용된 성폭행·살인·시체 유기·시체 모독 등 4가지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종신형을 선고했다. 덴마크에서는 살해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하는 일은 드물다.

마드센을 장기간 취재한 다큐멘터리 제작자 그리스티안 리네만은 그의 탈옥 소식에 “놀랍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리네만은 마드센을 “자존심이 강하고, 매우 독특한 인물”로 평가하며 “관심받기를 즐기는 그는 자신이 언제나 사건의 중심에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도 마드센의 탈옥에 관심을 보이며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마드센과 경찰의 대치 상황을 생중계하며 경찰 쪽 저격수가 마드센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는 장면까지 노출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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