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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소신파 금태섭 탈당이 남긴 것…'철새'와 두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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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머니투데이

더불어민주당 탈당선언을 한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행사했다는 이유로 당의 징계 처분을 받았던 금 전의원은 이날 오전 SNS를 통해 탈당 선언을 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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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주류 속 비주류, '소장파' 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했다. '편 가르기'를 비판하면 떠난 금 전 의원의 퇴장 뒤에 여권 지도부와 일각에서는 아쉽다는 반응과 '철새'라며 조롱하는 의견으로 갈렸다.

금 전 의원과 함께 당 내 소신파로 분류된 일명 '조금박해'의원들도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글을 통해 “오늘 이 상황과 금 의원님의 결정이 유감이고 안타깝다”며 "금 의원님의 고민를 모르는 바 아니나 민주당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창당에 기여한 사람으로 금 전 의원님의 선택을 선뜻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조응천 의원도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금 전 의원이 남긴 글의 많은 부분에 대해서도 공감한다. 하지만 탈당 결정은 야속하고 원망스럽다"고 했다.

조 의원은 "우리 당의 부족한 점은 외부의 비판과 내부의 노력을 통해 더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 의원이 남기고 간 숙제를 풀기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은 금 전 의원의 탈당에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정청래 의원은 “정치를 계속하겠다니 국민의힘 행보다는 국민의당행을 권면한다”며 “다음 총선을 생각하면 국민의힘이 더 당기겠지만 그래도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철수형이 외롭다. 이럴 때 힘 보태주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21대 총선에서 금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강서갑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안산에 출마했던 김남국 의원도 글을 올려 "그의 탈당이 너무나 뜬금 없다"며 “이제 여기서는 안 될 것 같으니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자신이 속했던 정당을 떠난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에 보기 힘든 ‘철새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여권에서 대표적인 소신파로 꼽히던 금 전 의원은 이날 탈당을 밝히며 "더이상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마지막 항의의 뜻으로 충정과 진심을 담아 탈당계를 낸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당론 위반'을 이유로 당의 징계를 받았던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 당시 금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통과 당시 당 내에서 쓴소리를 내며 기권표를 행사해 지난 5월 당으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았다. 금 전 의원은 곧바로 재심을 청구했지만 당규상 30일 안에 안건을 심의·의결해야 함에도 윤리심판원은 결정을 차일피일 미뤘다.

당 관계자는 "금 전 의원 재심 건은 결정을 안하는 쪽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았다"며 "징계든 아니든 결정하는 순간 당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선택지 뿐”이라고 설명했다. 윤리심판원은 당과 독립된 기관임에도 불구, 경고처분을 유지하면 중도층 민심 이반이 가속화되고 징계를 철회하면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불러올 수밖에 없어 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말을 아끼며 파장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이낙연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금 전 의원이 당 내 재심절차에 문제를 제기한 것에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충고는 저희들이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떠나신건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금 전 의원의 탈당에 대해 "아쉽다"고 짧게 답했다. 허영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자연인으로서 탈당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금 전 의원의 재심 청구와 관련해서는 "탈당의 변을 확인해보고 얘기를 한번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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