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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사과 한마디 없었는데"…'구급차 방해' 사건 유족의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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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는 21일 오후 공갈미수 및 특수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택시기사 최모(31) 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최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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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죄질 매우 불량"…유족 "판결 상당히 아쉬워"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구급차를 막아세워 응급환자를 숨지게 한 전직 택시기사가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유가족은 판결에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3단독 이유영 판사는 21일 오후 공갈미수 및 특수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 택시기사 최모(31) 씨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최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다년간 운전업 종사 경험으로 장기간 고의 사고를 냈다. 단순 접촉사고에 대해서 입원이나 통원이 필요한 것처럼 합의금을 갈취했다"며 "범행 기간과 수법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응급환자가 탑승하는 사설구급차를 상대로 고의로 접촉사고를 내고, 환자 탑승을 확인했음에도 사고 처리를 요구하면서 이송업무를 방해한 행위는 위험성에 비춰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혐의 모두를 유죄로 인정한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지난 6월 응급환자가 숨진 행위로 최 씨의 형량을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사회적 관심을 얻게 된 6월 8일 사고다. 환자의 사망한 결과와 행위 사이에 인과관계를 바탕으로 기소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구급차 탑승했던 피해자로 인해 공소가 제기된 것은 아니므로 법원의 판단 범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최 씨가 업무방해죄로 벌금형 전력이 있으나 대부분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은 양형에 참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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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를 막아세워 응급환자를 숨지게 한 전직 택시기사가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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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운전을 하던 최 씨는 지난 6월 8일 서울 강동구 지하철 5호선 고덕역 인근 한 도로에서 고령의 말기 암 환자를 태운 사설 구급차와 접촉사고를 냈다. 최 씨는 사고 처리를 요구하며 구급차를 약 10여 분간 가로막았다. 환자는 뒤늦게 병원에 도착했으나 끝내 숨졌다. 숨진 환자의 아들이 처벌해달라며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사건이 알려졌다. 검찰은 7월 최 씨를 구속기소 했다.

검찰 조사과정에서 최 씨의 유사 혐의가 드러났다. 최 씨는 2015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전세버스나 택시, 트럭 등 운전업에 종사하면서 여러 차례 가벼운 접촉사고를 빌미로 합의금과 치료비 등을 챙겼다. 2017년 7월에는 서울 용산구 한 도로에서 사설구급차의 진로를 고의로 방해하고 협박해 돈을 받아내려 한 혐의도 받는다.

이날 재판에는 유족이 참석했다. 유족 측은 최 씨의 판결에 "상당히 아쉽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7년 구형이 있었고, 2015년부터 있었던 사건이 전체적으로 병합돼 판결이 났는데도 불구하고 2년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판결에도 '죄질이 안 좋은 사건'이라는 부분이 있었는데 상당히 아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족과 망인에게 진정한 의미의 사과조차도 없었고, 민사소송에서는 사망 인과관계 부분을 철저히 부인하고, 반성이 없는 태도로 보이는데 그런 점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채 판결이 나온 것 같다"고 밝혔다.

유족 김모 씨는 "그간 최 씨로부터 사과 전화를 받은 적도 없다. 어떻게 생긴 사람인지 보고 싶고, 양형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서 방청하게 됐다"며 "경찰 수사가 진척된 게 없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경찰은 유족이 살인, 살인미수 및 과실치사 등 9개 혐의로 최 씨를 추가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법률대리인은 "저희가 고소장을 3개월 전에 제출했다. 대한의사협회에 감정을 맡긴 게 6개월 걸린다"며 "감정 결과에 따라서 수사를 진행한다는 답변을 받았는데 유족 입장에서는 6개월이 너무나 길다. 서둘러 결론이 빨리 나 최 씨가 타당한 책임을 부담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유족 측은 최 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도 낸 상태다.

최 씨는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 "사망한 환자, 유가족 등 피해를 당한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면서 "사회에 나가면 운전 업무에 종사하지 않고 정직하게 살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검찰은 "최 씨가 진심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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