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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또 연저점' 원·달러 환율, 1130원도 위태…당국 개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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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환율 정책당국 원하는 적정범위 이탈 가능성 높아"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연일 연저점을 경신중인 원·달러 환율이 1130원선마저 위협받자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올 상반기 코로나19 충격으로 안전자산과 통화에 집중됐던 외환시장 분위기가 미국 달러 약세와 가파른 원화 강세에 180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5원 내린 1131.9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3월22일(종가 1130.1원) 이후 1년9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 거래일보다 1.2원 떨어진 1138.2원에 거래를 시작한 이날 환율은 줄곧 낙폭을 키우며 장중 1131.2원까지 추락하는 등 1130원선을 아슬아슬하게 수성했다.

아이뉴스24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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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최근 연일 연저점을 쓰고 있다. 미국 달러 약세가 대세로 굳어진 가운데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다. 지난 8일과 12일, 15일, 19일에 이어 이날까지 이달 들어서만 무려 5번이나 연저점을 경신했다.

상황은 간단치 않다. 우선 미국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가면서 달러 약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은 각종 경기지표가 'V자'로 회복되면서 위안화가 초강세다. 실제 지난 1분기 사상 최악으로 마이너스(-) 6.8%까지 추락했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 3.2%로 껑충 뛴 데 이어 3분기에는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지난달 소매판매액 또한 3.3% 늘어나면서 생산에 이은 소비 회복까지 가시화됐다. 전일 위안화는 1년6개월 만에 달러당 6.6위안대로 떨어졌다.

위안화 절상이 최근 원화 강세를 주도해 온 것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의 하단은 얼마든지 더 낮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임지훈 NH선물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가파른 경기회복에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원·달러 하락압력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도 "견조한 중국 경제와 위안화 랠리가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리고 있다"며 "더욱이 한국 경제 여건에 대한 나쁘지 않은 외부평가와 원화에 대한 긍정적 시각 또한 최근 가파른 환율하락에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런 배경에서 정책 당국이 구두로나마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지난 14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치관은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며 "위안화 강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이지만 원화 강세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환율 하락이 가파른 것이 아니냐는 일종의 구두개입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이 발언이 나왔던 당시 원·달러 환율은 1150원을 빠르게 하회해 114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1130원선마저 위태로운 현 시점에서 당국의 구두개입이 또 한번 나올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리는 배경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책 당국의 원·달러 환율 적정범위는 상단 1180원, 하단 1140원 부근으로 추정된다"며 "당국의 개입은 내용 만큼이나 시기가 중요한데 최근 환율은 당국이 생각하는 적정 수준에서 이탈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수연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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