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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휩쓰는 코로나19에…교황, 대중 행사서 마스크 첫 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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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교회와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 주례…호흡 불편해하는 모습도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로마의 산타 마리아 인 아라 코엘리 성당에서 열린 세계 평화를 기도에 참석한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 왼쪽은 정교회 수장인 바르톨로메오스 1세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겸 세계총대주교. [EPA=연합뉴스]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유럽 전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이 20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마스크를 착용하고서 대중 행사에 참석해 시선을 끌었다.

교황은 이날 로마 캄피돌리오 광장에 있는 '산타 마리아 인 아라 코엘리' 성당에서 동방정교회 지도자들과 함께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를 주례했다.

바티칸 뉴스 등을 통해 온라인으로 생중계된 이날 행사는 모든 참석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등 엄격한 방역 수칙 아래 치러졌다.

정교회 수장인 바르톨로메오스 1세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겸 세계총대주교는 물론 프란치스코 교황도 흰 마스크를 쓴 상태로 참석했다.

교황은 행사 초반 호흡이 다소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으나 강론 때를 제외하고는 줄곧 마스크를 쓰고서 의식을 진행했다.

교황이 마스크를 착용하고서 대중 행사를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황은 청년 시절 질병으로 한쪽 폐를 떼어내 수면할 때나 길을 걸을 때 종종 호흡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 행사가 열린 로마 캄피돌리오 광장에서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오른쪽)과 담소를 나누는 프란치스코 교황(맨 왼쪽)의 모습. [AFP=연합뉴스]



코로나19 와중에도 대외 행사에서 좀처럼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추정도 있다.

하지만 최근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전역에 바이러스 2차 대유행이 현실화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수요 일반 알현 등의 대중 행사와 외부인 접견 일정을 소화하는 교황의 건강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교황청 안팎에서 확산했다.

특히 지난주 교황청 내에서 교황의 안전과 경호를 담당하는 근위대에서 최소 11명의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우려는 더욱 커졌다.

교황의 이례적인 마스크 착용에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전 세계적인 바이러스 확산 상황과 이에 따른 보좌진들의 강력한 권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는 기독교를 포함한 전 세계 주요 종교계가 모두 참여하는 범종교 의식으로, 요한 바오로 2세 때인 1986년 처음 시작된 이래 매년 치러졌다.

이날도 기독교 외에 유대교·불교·시크교·힌두교·이슬람교 등이 주관하는 행사가 로마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다만 바이러스 사태 여파로 그 규모는 크게 축소됐다고 한다.

영국 성공회를 대표하는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도 이날 교황과 함께할 예정이었으나 영국의 코로나19 제한 조처로 로마에 오지 못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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