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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단독]경영진 자른뒤 친구를 대표, 장모를 이사 앉힌 옵티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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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은 경영진을 일괄 사퇴시키고 친구를 대표이사로, 장모와 경리를 이사로, 처를 감사로 선임해 피해자 회사를 장악한 후 회삿돈을 횡령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을 주도한 스킨앤스킨 고문 유모(구속기소)씨의 공소장 내용 가운데 일부다. 국민의힘 ‘라임·옵티머스 특위’는 20일 유씨를 포함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와 윤석호 이사에 대한 공소장을 입수해 공개했다. 검찰은 이들 3인을 지난 8월 10일 사기·횡령 등으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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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에서 청소업체 관계자들이 유리창을 닦고 있다. 검찰은 옵티머스의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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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장에 따르면 유씨는 2019년 2월 옵티머스의 돈세탁 창구로 지목된 셉틸리언(페이퍼 컴퍼니)의 자금으로 제지업체 A사 주식을 매입(유상증자 참여방식)했다. 이후 A사 운영자가 구속수사를 받게 되자 같은 해 7월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 경영진을 일괄 사퇴시킨 뒤 자신의 지인과 가족을 그 자리에 앉혔다. 이후 유씨는 회삿돈 16억 원을 횡령해 개인 채무를 변제하고 생활비 등으로 썼다.

이들은 유씨가 고문으로 있는 스킨앤스킨(화장품 제조업체)을 상대로 ‘마스크 사기’를 시도하다 스킨앤스킨 대표가 막자 그를 교체하기도 했다.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 펀드에 대한 감사에 나서자 이들은 스킨앤스킨 자금으로 펀드 부족액을 채울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마스크를 사자. 대금으로 우선 150억 원을 마스크 유통업체에 줘야 한다”고 둘러댔는데, 당시 대표였던 서모씨가 반대하자 이사회를 소집해 자신들의 측근 이모씨로 대표이사를 교체하고 회삿돈 150억원을 빼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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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사건 주요 인물 및 흐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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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3인방과는 별개로 옵티머스 전 본부장인 홍모씨는 2015년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인수를 시도하는 등 무자본 인수합병을 추진하다 지난달 서울남부지법에서 실형(징역 3년에 벌금 3억원)을 선고받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옵티머스 핵심 인물은 대부분 기업 사냥꾼들로, 이들이 누구를 믿고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그 배후를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당 원대대표단 회의에서 “옵티머스·라임 사태의 중심에 문재인 청와대가 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며 김종호 민정수석을 국회 운영위 기관증인으로, 김조원 전 민정수석을 일반증인으로 각각 요청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조원 전 수석에 대해 “옵티머스와 연루됐다는 말이 나오는 이모 전 행정관과 많은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옵티머스 사내이사 윤석호 변호사의 부인이자 옵티머스의 주주였던 이 전 행정관은 김 전 수석 재직 때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다. 이 전 행정관은 국감 증인(23일 정무위)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낸 상태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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