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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버핏·스가 '두 남자 효과'…외국인 뭉칫돈 몰리는 日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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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일본 증시를 향하고 있다. 투자 귀재 워런 버핏과 스가 요시히데 신임 총리가 일본 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재평가를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10월 9일까지 일주일 동안 일본 주식을 1조4200억엔(약 15조3300억원)어치 사들였다. 5주 연속 순매수이자 18개월여 만의 최대 규모다. 역대로는 5번째로 많은 액수다.

블룸버그는 중국이나 미국 기술주에 가려져 있던 일본 증시에 빛을 던진 게 버핏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8월 말 버핏은 올해 2분기 일본 5대 종합상사 지분을 각각 5% 이상 매입, 총 60억달러(약 6조8400억원)가 넘는 거액의 투자를 단행했다는 소식으로 세간을 놀라게 했다.

해외 시장에 좀처럼 눈을 돌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데다 1998년 플로리다대학 비즈니스스쿨 연설에서 공개적으로 일본 주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버핏이 마음을 바꿔 과감한 베팅에 나서자 투자자들도 일본 주식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보스턴 소재 버다드어드바이저스의 닉 슈미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버핏의 선택은 서구 투자자, 특히 가치 투자자들에게 일본이 가장 저평가된 시장 가운데 하나라는 강한 메시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일본 상장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7배로 S&P500기업의 22배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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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베트남을 방문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사진=AFP


지난달 취임해 '개혁 전도사'를 자처한 스가 총리에게도 외국인 투자자들을 일본 증시로 불러들인 공로가 돌아갔다.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원대한 개혁 목표를 제시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과 달리 스가 총리는 손에 닿는 개혁에 방점을 두면서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스가 총리는 아날로그 방식의 행정 절차를 뜯어고치고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와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해왔다. 전폭적인 경기부양 기조도 거듭 확인하고 있다.

안정적인 정치적 리더십을 배경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비교적 잘 억제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일본은 7~8월 재유행 고비를 넘기고 최근 하루 확진자 수가 세 자릿수로 내려왔다. 18일에는 428명이 신규 확진 판정을 받았다.

도쿄에 있는 닛코자산운용의 존 베일 수석전략가는 "해외 투자자들은 일본의 안정성을 발전의 부재로 인식해 왔지만 그건 틀렸다"면서 "스가 총리의 목표는 정확하게 옳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6일 보고서에서 일본 기업들의 대형 인수합병(M&A), 외국인 투자 유입, 가치주로의 글로벌 순환매 움직임 덕에 일본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블룸버그는 일본 스몰캡 종목의 유동성 부족이나 1989년 버블 붕괴 후 일본 증시에 대한 뿌리 깊은 회의론은 외국 투자자들이 넘어야 할 산이라고 지적했다. 또 버핏이 투자한 5대 종합상사에 대한 투자 열기는 추가 재료의 부재와 상품 가격 하락으로 이미 꺾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20일 오후 1시20분 현재 일본 증시 닛케이지수는 전일비 0.57% 하락한 2만3536을 가리키고 있다. 올초와 비교하면 보합권이고, 3월 저점에 비해서는 42% 올랐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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