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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김한길 “제가 누린 자리 중 제일 괜찮은 자리는 최명길 신랑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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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진 KB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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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67)-최명길(58) 부부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첫 만남과 김한길 전 의원의 폐암 투병 후 근황 등에 대해 털어놓았다.

두 사람은 20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김 전 의원이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했던 과정을 언급했다.

김 전 의원은 “작년 초만 하더라도 제가 중환자실에서 의식도 없이 2주 정도를 있었다”며 “인공호흡기도 끼고 있었는데 그 당시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래 중환자실에 있다가 나오니까 온몸에 근육이 없어져 걷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목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며 “이 사람이 떠먹여 주지 않으면 음식도 먹지 못하고 갓난아기 같았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이렇게 잘 보살펴줘서 요즘에는 많이 좋아졌다”며 “이 사람 말로는 아프기 전보다 더 건강해졌다. 이제는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두 사람은 김 전 의원이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되찾았을 때 두 번째 프러포즈를 연 사실도 공개했다.

김 전 의원은 “중환자실에서 의식이 없다가 눈을 뜨고 몽롱한 상태로 있는데 옆에 있던 이 사람이 20여년 전 결혼 당시 주고받았던 은반지를 병원으로 가져와서 내게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의식 불명인 상태에 있다가 의식이 돌아오자마자 그런 걸 받으니까 굉장히 뭉클했다”며 “결혼반지를 찾아서 다시 가져다주는 게 무언가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는 느낌을 받았다. 정말 눈물이 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명길은 “고통스러웠던 얼굴이 반지를 받더니 웃는 모습으로 변했다”며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아하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이날 1995년 첫 만남부터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도 공유했다.

김 전 의원은 “제가 생방송에서 최명길씨에게 ‘몇 살입니까?’ ‘왜 결혼 안 했나요?’ ‘남자친구 있나요?’ ‘머리카락 흰 사람도 괜찮나요?’라고 물어봤다”고 운을 뗐다.

최명길은 “당시에는 여배우에게 나이를 묻는 게 실례였다”며 “조금 당황스러웠고 그때는 호감이고 뭐고 ‘어휴, 왜 이러실까’라고 생각했다. 첫인상은마흔셋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회상했다.

김 전 의원은 “그리고 며칠 뒤 제가 저녁을 먹자고 했더니 바쁘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제가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집 번호를 써주면서 ‘밤 12시에 하면 받을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12시에 전화를 했더니 신호가 몇 번 울리기 전에 바로 받더라. ‘어떻게 전화하셨냐?’라고 묻기에 제가 ‘최명길씨 나한테 시집오지 그래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최명길은 “첫 전화에서 ‘최명길씨 불행 끝, 행복 시작. 나한테 시집와요’라고 하기에 너무 웃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은 하루에 두 세시간씩 매일 새벽 전화를 하다 한 두 달이 지나서야 다시 만남을 가졌다.

김 전 의원은 “‘어른끼리 이게 뭐하는 거예요. 우리 만납시다’ 해서 새벽 2시에 한 골목에서 만났다”며 “골목에 차를 대고 서 있었더니 새벽 2시에 차가 한 대 섰고 사람이 내려와서 봤더니 황신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쪽 문을 열고 최명길이 나왔고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전화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한 상황이라 제가 한참 있다 ‘뽀뽀나 하지’ 해버렸다”고 했다.

이에 최명길은 “당시 황신혜와 같이 드라마를 촬영했었다”며 “제가 이러이러한 일이 있다고 하니까 친구인 황신혜가 도와준다고 해서 같이 나갔다”고 부연했다.

김 전 의원은 “그게 첫 만남이었고 이후 다음 주쯤 점심을 같이 먹었는데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결혼설 기사가 나와서 그다음 날 결혼 발표를 했다”며 “만난 지 4개월 만이었다”고 했다.

이날 김 전 의원은 또 “소설가, 방송인, 국회의원, 문화부 장관 등 여러 종류의 일을 해봤지만 결론적으로 힘들지 않은 일이 없고 항상 지금 하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들이 그럼 가장 좋았던 직업은 무엇이냐고 묻자 “그래도 제가 누린 자리 중 제일 괜찮은 자리는 최명길 신랑 자리”라고 답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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