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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삭제된 원전 자료 444건... 산업부 "직원 스스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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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결과 공식 해명 산업부, '꼬리자르기' 논란
경제성 평가 축소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반박
한국일보

20일 국회에 제출된 감사결과보고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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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부가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에 관여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아울러 산업부 직원들이 감사를 앞두고 자료를 대량으로 삭제했다가 징계를 받게 된 사안에 대해 산업부는 "해당 직원 스스로의 판단"이라고 공식 입장을 냈다. 이번 감사 결과가 미칠 파장을 염려해 서둘러 '꼬리자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산업부는 20일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관련 감사 결과에 대한 산업부 입장' 자료를 통해 "감사원 결과,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확인되지 않았다"며 "월성 1호기 조기폐쇄에 대한 향후 정책 추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계획대로 이행하겠다는 의미다.

아울러 산업부는 "회계법인과 한수원 요청으로 경제성 분석 과정에 참여한 것이며, 원전 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 제시를 했을 뿐, 구체적으로 특정 변수를 바꾸라 부적정하게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정부와 관련 기관 소통과 협의는 필요한 과정이며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정부가 소관 감독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논리다.

산업부 직원들이 감사방해를 했다는 감사 결과에 대한 산업부 해명도 석연치 않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 간부 A씨는 감사원이 감사를 시작한 사실을 인지한 뒤 대책 회의를 열고 직원 B씨 등에게 '사무실 컴퓨터 뿐 아니라, 이메일과 휴대폰 등 모든 매체에 저장된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B씨는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일요일 심야에 사무실로 들어가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월성1호기 관련 자료 폴더 122개를 삭제했다. 감사원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122개의 폴더를 복구했지만 그곳에 담겨 있던 문건 444개 중 120개는 복구되지 않았다.

이렇듯 구체적인 자료 파기 정황이 드러났는데 산업부는 "피조사자가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본인 PC에서 자료를 삭제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했다. 윗선의 어떤 지시도 없었다고 산업부가 선을 그은 것이다. 잘못을 실무진 탓으로 돌리는 전형적인 '꼬리자르기'식 대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감사원은 A, B씨에 대해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경징계 이상의 징계 처분할 것을 산업부에 요구했는데 산업부는 이에 대해서도 "국정과제 추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정을 한 직원들에 대한 적극행정 면책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적극행정 면책은 정부가 역점 과제를 추진한 공무원들에 대해 고의나 중과실이 없으면 폭넓게 면책하는 제도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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