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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반도체에 '통 큰 승부수'…한국 M&A 새 역사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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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낸드 10.3兆에 인수…반도체·화학·통신·바이오 미래 준비 '척척'

(지디넷코리아=이은정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일 발표된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 규모는 국내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거액이 투입되는 만큼 그룹 총수의 결단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과거 국내 기업들이 넘보지 못했던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의 사업 한 축을 인수한 것 역시 상징적이라는 평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을 10조3천104억원(90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는 SK그룹과 국내 기업 역대 M&A 중 규모가 가장 큰 수준이다. 지금까지는 2016년 삼성전자의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인수가 80억달러로 가장 컸다.

이번 인수로 반도체 사업은 SK그룹 내 핵심 먹거리로서 입지를 더욱 굳히게 됐다. SK하이닉스는 그간 글로벌 D램 2위였지만 낸드플래시는 상대적으로 열세를 보였다. 이번 인텔 인수로 낸드 시장에서도 2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되면서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든든한 쌍 날개로 도약하자"는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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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사진=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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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닉스, 2012년 인수돼 SK 핵심 축으로…"반도체 '규모의 경제' 승기 노린다"

최태원 회장은 2012년 2월 하이닉스를 인수했다. 당시 주위에서는 의구심도 나타냈지만 SK그룹 사업 체질을 글로벌화해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내자는 일념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SK그룹은 1980년 대한석유공사 인수와 1994년 한국이동통신 인수를 통해 성장 축을 확보했는데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하이닉스를 새 도약의 발판으로 삼은 것이다. 이에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 양대 축에 반도체까지 성장 구조를 만들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당시 “SK그룹은 국내에서는 경쟁사와의 경쟁력 차이가 줄어들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신흥 경쟁국 부상과 기술융합화 트렌드로 도전을 맞고 있다”며 “이 같은 국내외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 중심의 성장 전략 등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인수의 의미를 강조했다.

하이닉스 인수 후에도 SK그룹의 반도체 투자는 계속됐다. 2015년 11월에는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OCI머티리얼즈(현 SK머티리얼즈)를 4천800억원에 인수하고, 2017년 1월에는 반도체 웨이퍼 생산 기업 LG실트론(현 SK실트론)을 6천200억원에 인수했다. 2018년 5월에는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 전신인 일본 키옥시아에 4조원을 투자했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의 가장 큰 역할은 비전 제시와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다. 일단 1조원 이상 규모의 투자는 전문경영인이 나서기 어렵고 총수가 (결정에) 빠질 수 없다"며 "이처럼 과감한 투자를 선제적으로 실시한 데는 반도체 '규모의 경제' 싸움에서 먼저 치고 들어가 사업 주도권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은 과거 (국내 기업들이) 넘보지 못했던 존재이기도 했는데, 국내 기업이 사업의 한 축을 인수한 것만으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며 "그간 SK그룹이 꾸준히 현금을 확보하려고 했던 움직임은 이 같은 투자를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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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 소재 SK하이닉스 사업장. (사진=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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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성장축 화학·통신·바이오도 미래 준비 '분주'

아울러 최 회장은 반도체를 비롯해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있는 화학, 통신, 바이오 계열사들의 글로벌 기업 인수에 부지런히 나섰다. 기술 경쟁력 강화와 지속 성장기반 확보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주요 인수 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 2월 SK종합화학, 다우케미칼 EAA(에틸랜 아크릴산) 사업 부문 인수(4천200억원) ▲2017년 6월 SK바이오텍, BMS 아일랜드 원료의약품 생산시설(1천700억원) ▲2018년 3월 SK텔레콤, 양자암호통신 세계 1위 기업 스위스 IDQ(700억원) ▲2018년 7월 SK㈜, 미국 CMO 기업 AMPAC 사업부(5천100억원) ▲2019년 9월 SK실트론, 듀폰 SiC 웨이퍼 사업부(5천400억원) ▲2020년 6월 SK종합화학, 프랑스 아르케마 폴리머 사업부(4천400억원) 등이다.

아울러 지난해에도 신규 공장 건설과 R&D 투자에 나서왔다. 지난해 연간 투자금액은 12조원을 넘겼다. 특히 R&D 투자는 3조1천885억원으로, R&D 투자액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회사 역사상 처음이다. 전체 매출에서 R&D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11.8%)도 1년 전보다 4.6%포인트 늘었다.

이는 최 회장이 지난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도 주요 계열사 경영진에 주문한 고유의 기업가치 성장 스토리의 연장선상으로도 해석된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대식 의장도 "SK는 기존 사업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유망사업을 발굴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해 가시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빠르고 과감하게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은정 기자(lejj@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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