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민의짐 조롱 사과하라"…이재명 "한 번도 선제공격한 적 없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아이뉴스24 DB]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국민의힘을 '국민의짐'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야당 의원들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이 지사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재명 지사는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국민의힘이 정말 국민의짐이 되지 않길 바란다"라며 "한번도 내가 먼저 선제공격한 적이 없다"라고 맞받아쳤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18일 자신의 SNS에 '5만원 일식 먹고 된장찌개 먹은 10명을 밥값 낭비라 비난하니. 국민의짐이라 조롱받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해 "국민의힘 소속 모 국회의원과 보수언론이 '이재명이 홍보비를 남경필의 두 배를 썼다', '지역화폐 기본소득 정책 홍보가 43%로 많다'고 비난한다"라며 "음해선동에 몰두하니 국민의힘이 아닌 국민의짐으로 조롱받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경기도의 예산 집행을 지적하며 "최근 국민의힘을 '국민의짐'이라 하셨다. 너무 정치적인 발언 아닌가"라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국민의짐'이라 표현하는 건 옳지 않다"라고 이 지사를 비판했다. 이에 이 지사는 "충고를 드린 것"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지사님이 국회에 충고할 위치가 되느냐"라고 질문했고, 이 지사는 "수준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충분히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맞받았다.

또 박 의원은 이 지사를 향해 "('국민의짐'이) 너무 정치적이라고 보지 않냐. 큰 일을 하실 분이고 큰 뜻 가진 분이라면 국민을 생각해야 한다"라고 재차 지적하자, 이 지사는 "평소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도정을 비판하려면 합리적 근거를 갖고 해야지 '남 전 지사가 쓴 예산을 올려놓고 두 배 썼다'고 하는 건 옳지 않다"라고 반박했다.

국토위 야당 간사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명확한 당 이름이 있는데도 국민의짐이라는 조롱 어린 용어에 대해 '뭐 잘못된 게 있느냐'고 말씀하시는 건 국민으로서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쏘아붙였고, 박 의원은 "지금 이런 상태로는 감사를 진행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김은혜 의원도 나서 이 지사에 사과를 요구했다. 감사반장인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당명을 가지고 지사께서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반복해서 하는 건 좀 그렇다"라며 "유감 표명을 해달라"고 중재하자, 이 지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야당에 대해 한 번도 먼저 선제공격한 적 없다. 사과는 마음에 있어야 하는 것"이라며 "'그러지 않길 바란다'는 선의에서 한 말인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 상처받을 수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재명 지사와 국민의힘 의원 간 공방은 국감 자료 제출 여부를 두고도 이어졌다.

김은혜 의원은 이 지사에게 '도지사 법인카드 내용과 비서실 크기 변동사항' 자료 요구를 했다. 이 지사는 "자치사무에 관한 것이어서 (자료 제출 여부를) 내부 검토하겠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아버지(국가) 없는 아들(지자체)이 있냐"라며 "지자체가 국감을 받지 않겠다는 생각을 이 자리에서 말씀하실 게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지사는 "국정감사 관련 법률을 보면 국가는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사무에 대해 지자체를 감사하라고 명시됐다"라며 "지금까지는 관행적으로 협조적 차원에서 (자료 제출을) 했지만, 이제 균형을 적정하게 맞출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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