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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미중 갈등 최고조, 인터넷도 둘로 쪼개질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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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중국 인터넷.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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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기술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인터넷이 둘로 쪼개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제기됐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중 간 정치적 긴장이 기술과 공급망으로 번지면서 '스필린터넷'(splinternet)이 등장할 수 있다는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플린터넷'은 파편이라는 뜻의 '스플린터'(splinter)와 '인터넷'(internet)의 합성어로, 전 세계를 연결하는 인터넷을 정부가 국가 차원의 인터넷 망으로 한정하려는 움직임을 말한다.

중국이 지난 2003년 자체 인터넷 감시·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을 수립하면서 만들어진 개념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CNBC 팟캐스트 '비욘드 더 밸리'(Beyond the Valley)에서 "미중 갈등이 인터넷을 분열시킬 수 있다. 데이터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이 어디까지 분열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라시아그룹의 폴 트릴로 기술 실무 책임자는 "데이터와 데이터 거버넌스 문제는 사이버 공간이 완전히 둘로 쪼개질지 아니면 일부만 분열될지에 있어 정말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플린터넷의 단면은 중국에서 엿볼 수 있다. 중국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정보가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자체 인터넷망을 만들어 구글과 트위터, 페이스북은 물론, 해외 사이트에도 접속할 수 없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다른 앱을 사용하는 건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분열은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함께 작동할 수 있게 하는 규칙과 데이터 전송 등 분야에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특히 최근엔 각 개인 데이터를 자국 내에서만 저장하고 처리하도록 한 '데이터 지역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앞서 8월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행정명령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이 미국인에 대한 방대한 양의 정보를 수집해 중국 공산당으로 넘길 수 있다며, 미국 기업 오라클에 사용자 데이터 권한을 넘길 것을 강제했다.

트릴로 책임자는 또 "미국과 유럽연합(EU)도 최근 데이터 보호에 관한 새 기준을 세우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 같은 나라들은 정보 보호에 대한 높은 기준을 충족시키기 어려워 새 규정이 자신들을 배제하려는 시도로 인식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데이터 중립 진원지'(data neutral epicenters)라는 개념도 언급됐다. 싱가포르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립적인 국가를 지정해, 이곳에만 특정 유형의 데이터를 저장하도록 한 형태다.

캐나다 컨설팅 회사 CIF의 지정학 전문가 아비슈르 프라카쉬는 "데이터 흐름을 둘러싼 엄격한 규칙은 각 기업이 데이터에 접근할 때 중간 역할을 하는 국가가 탄생할 가능성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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