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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韓, 10년내 탄소배출 30% 감축…과학 출연연 원천기술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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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대전=류준영 기자] [그린뉴딜엑스포]연구과제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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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 탄소 BAU(Business As Usual, 배출전망치) 대비 감축목표다. 일각에선 현실적으로 너무 높은 목표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유는 이렇다. 국립기상과학원이 최근 발간한 ‘2019년 지구대기 감시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평균 농도는 안면도를 기준으로 417.9ppm으로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발표한 전 지구 평균농도(409.8ppm) 보다 8.1ppm 높다.

최근 10년간 이산화탄소 증가율만 보더라도 매년 2.4ppm씩 늘어 매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여기에 탈원전 정책이 더해지면서 10여 년 이내 37% 감축을 목표로 한 ‘파리 협정’을 과연 지킬 수 있을지 의구심을 제기한다.

하지만 에너지 과학기술 분야에선 신재생에너지 관련 표준과 에너지 효율 향상 기술, 탄소 포집·저장 기술 등 3가지 분야 R&D(연구·개발)를 균형 있게 추진해 현장에 적용해 나간다면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라고 얘기한다.

친환경 에너지산업을 일구는 데 필수적인 수소 등 재생에너지 원천·응용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들이 현재 진행 중인 연구과제들을 들여다봤다.

◇수소 충전량, 전국 어디서나 같다=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열유체표준센터 강웅 책임연구원팀은 수소충전소에서 정량의 수소가 충전될 수 있도록 유량계를 검증하는 교정시스템을 개발하고, 이 기술은 최근 ㈜피디케이에 기술이전 했다.

현재 수소 충전소에서 만약 5만 원을 내고 수소기체를 넣으면 충전소마다 충전량이 각각 다르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수소는 기존 휘발유·경유 등과 달리 고압(700기압)·저온(영하 40도)의 가혹한 조건에 놓여 있어 유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연구팀은 수소유량계를 검증할 수 있는 수소 유량현장교정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교정시스템은 저장탱크에 고압·저온 조건으로 수소기체를 충전하고 수소기체의 질량을 국가측정표준으로부터 소급된 정밀 저울로 측정해 유량계의 정확도를 평가한다.

강 연구원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수소에너지 기술에 반해 수소 충전량 계량기술이 확보되지 못해 숙제로 남았었다”며 “이번 기술이 수소 상거래 신뢰도를 증진하고 수소차 시장 확대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성능 업=한국기계연구원은 지난 2014년 6월부터 연료전지 시스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연료전지-엔진 하이브리드시스템’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는 기존 연료전지보다 약 5~15% 정도로 발전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다.

기계연 이영덕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총 발전량에 대한 총 투자비용을 나타내는 LCOE(Levelized Cost of Electricity, 균등화 발전원가)에서 연료전지-엔진 하이브리드시스템은 기존 연료전지 단독시스템 보다 8.9% 낮게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이번 기술은 1~5㎾(킬로와트)급 가정용시스템을 비롯해 수십 ㎾급 상업용, 수백 ㎾급 분산발전용 등에 다양하게 적용이 가능하다”며 “고효율 친환경 발전으로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꿈의 에너지’ 핵융합 발전 주도=우리나라와 함께 EU(유럽연합),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가 함께 참여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ITER) 공동개발 사업은 지난 40년간 세계 핵융합실험 장치들이 이뤄낸 실험 결과들을 종합해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공학적으로 점검하는 프로젝트다.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반응을 통해 500㎿급의 열 출력을 얻는 것이 목표다. 이 거대 프로젝트는 국내 출연연 중 국가핵융합연구원(이하 핵융합연)이 주도하고 있다.

2003년부터 ITER 사업에 참여한 핵융합연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 건설에서 습득한 핵융합 기술을 바탕으로 ITER 장치의 주요 부품 등을 국내 산업체들과 협력해 개발·제작해 납품하는 등 ITER 참여를 통한 핵융합 상용화 기술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초전도 도체, 진공용기, 열차폐체 등 ITER 건설을 위해 필요한 주요 품목 9개의 개발·제작을 맡고 있다. 이 중 초전도 도체(2014년 12월), 조립장비(2020년 6월) 2개 품목의 조달을 모두 완료했으며 나머지 7개 조달품목에 대해 세부패키지 계약체결 및 개발·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ITER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조달품 제작 과정에서 핵융합 관련 첨단 및 극한 기술 및 노하우를 습득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산업체와 기관들이 ITER 국제기구 및 타 회원국으로부터 수주한 사업 규모는 현재까지 약 6180억원에 달한다.

핵융합연 정기정 ITER한국사업단장은 “핵융합 연구 사업 수행 과정에서 기술들은 다른 거대과학 분야뿐 아니라 첨단 산업에 활용 적용할 수 있어 핵융합에너지 개발 연구와 국내 산업체의 동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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