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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파우치는 재앙…사람들은 멍청이들에 진절머리" 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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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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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프레스콧 공항에서 지지자에게 유세를 하고 있다. 프레스콧|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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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핵심 멤버로 미국 최고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재앙”이라고 부르며 공격했다. 사람들이 파우치 소장이 하는 코로나19 얘기에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심 코로나19에 관한 과학을 믿으면서도 나약하게 보일까봐 마스크 쓰기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캠프 참모들과 전화 회의를 하면서 파우치 소장을 겨냥해 “그가 텔레비전에 나갈 때마다 항상 폭탄이 있지만 만약 그를 해고했다면 더 큰 폭탄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이 사내는 재앙”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사람들은 코로나19에 진절머리를 낸다. 나는 이런 거대한 집회를 연다”면서 “사람들은 아무 말이든 한다. 제발 우리를 내버려 두라고. 사람들은 그것에 진절머리를 낸다. 사람들은 파우치와 이 모든 멍청이들에 진절머리를 낸다”고 쏟아냈다. 그는 “파우치는 좋은 사내다. 그는 여기 500년 동안 있었다”면서도 “만약 내가 그의 말을 들었다면 50만명이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가 70만~80만명에 달했을 수 있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될 것을 의식한 듯 “만약 기자들이 듣고 있다면 내가 말한 것을 있는 그대로 써도 좋다. 나는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서도 파우치 소장을 조롱했다. 그는 “파우치 박사는 그가 텔레비전에 나가는 걸 우리가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나는 지난밤 (CBS방송의) 60분에서 그를 봤다”면서 “그는 작고한 위대한 봅 호프 이후로 누구보다 더 많이 방송에 출연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이 백악관의 불허로 언론 인터뷰가 제약을 받고 있다고 말하고 있음에도 활발하게 인터뷰를 하고 있다고 비꼰 것이다. 봅 호프는 2003년 별세한 미국의 유명한 코미디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이 과거 마스크 착용이 필요 없다고 하고 중국인 입국 금지를 반대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파우치에게 요청하는 것은 더 나은 결정을 내려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파우치 소장이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자신에게 잘못된 조언을 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이 메이저리그 야구팀 워싱턴 내셔널스의 개막전 시구를 하면서 엉뚱한 곳으로 공을 던지는 장면을 조롱하는 듯한 동영상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우치 소장을 맹비난을 쏟아낸 것은 그가 자신의 재선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지지자 유세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해 “우리는 코너를 돌았다”면서 조만간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환자는 820만명에 근접하고 있으며, 누적 사망자는 22만명에 달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 후 유세장에 복귀한 지 일주일 만에 정부 과학자들을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우치 소장 맹비난은 그의 선거 캠프가 파우치 소장을 선거 광고 영상에 활용한 것과도 배치된다. 트럼프 선거 캠프는 파우치 소장이 “누구도 이보다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하는 장면을 담은 선거 광고를 지난주부터 방영했다. 이에 대해 파우치 소장은 자신이 TV인터뷰에서 한 발언은 자신을 포함한 연방정부 소속 공무원들의 대응 노력에 관한 것이었다면서 전혀 맥락이 다르고, 트럼프 선거 캠프가 자신의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자신의 영상을 사용했다고 반발했다.

· ‘미스터 코로나’ 파우치 소장이 발끈한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우치 소장을 맹비난한 것은 그가 전날 CBS방송에 출연해 한 발언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파우치 소장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마스크 착용 거부에 대해 “우린 강하다, 마스크가 필요없다 같은 강인함을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라면서 “마스크 착용을 나약함과 동일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내심으론 과학을 믿는다”면서 “만약 믿지 않았다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월터 리드 군병원 의료진에게 자신의 건강을 맡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우치 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 소식을 듣고 놀랐는지 묻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에서 열렸던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을 거론하면서 “붐비고, 서로 떨어져 있지도 않고, 거의 누구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위태로운 상황에 있는 그를 봤을 때 감염될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TV에서 그것을 보고 ‘세상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문제가 될 거다’라고 생각했다”면서 “그것은 확실히 슈퍼 전파 행사가 됐다”고 했다.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배럿 후보자 지명식에 참석했던 이들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최소 1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미국 언론은 추산하고 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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