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24)은 빠른 스피드와 특유의 저돌성으로 상대를 공략하는 공격수다. 그러다보니 밀집수비로 대응하는 상대보다 함께 공격으로 맞불을 놓는 상대와의 경기에서 더 위력을 발휘한다. 수비가 전진해 뒷공간이 넓을수록 황희찬의 능력이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이런 황희찬의 진가를 제대로 볼 수 있었던 경기들이 지난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다. 당시 소속팀이던 오스트리아리그의 잘츠부르크가 리버풀, 나폴리 등 유럽 정상급팀과 한 조에 편성돼 우려가 컸지만 오히려 이들을 상대로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자신의 가치를 훌쩍 올렸다. 덕분에 유럽 빅리그 팀들의 눈에 띄어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분데스리가 강호 라이프치히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런 황희찬이 자신의 가치를 또 한번 높이기 위해 UCL 무대에 나선다. 소속팀 라이프치히가 21일 새벽 바샥셰히르(터키)와의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시작으로 2020~2021시즌 대장정을 시작하는 것. 지난 시즌 4강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던 라이프치히는 새 시즌도 야심차게 UCL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파리 생제르맹,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과 함께 ‘죽음의 조’에 소속돼 조별예선 통과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태다. 가장 약체인 바샥셰히르도 터키리그의 신흥 강호로 만만히 볼 수 없다.
다만, 오히려 황희찬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다. 수비라인을 내리기보다는 맞불을 놓을 가능성이 큰 상대들로만 조가 구성돼 황희찬이 능력을 발휘할 여지가 다분하다.
유럽 전체에서 가장 복잡한 전술을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현재 리그에서는 황희찬을 교체멤버로 활용하며 출장시간을 천천히 늘려가는 중이다. 그러나 강호들과 맞붙는 UCL에서는 황희찬은 적극적으로 기용을 고려해볼 수밖에 없는 카드다. 만약 UCL에서 황희찬이 기용돼 팀이 원하는 성과를 만들어낼 경우 리그에서의 입지 강화도 한층 빨라질 수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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