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첫 5세대(5G) 상용화를 선언했던 한국 이동통신 시장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출범 후 1년 반 동안 기지국을 10만개 이상 늘리면서 야외에선 속도가 2~3배 이상 빨라졌다. 하지만 실내, 특히 집 안으로만 들어가면 5G 신호가 아예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를 비롯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소비자들 불만도 늘어났다. 5G 전용 콘텐츠가 부족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매일경제신문은 긴급점검을 위해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시내 주요 지역 30곳(버스·지하철 포함)에서 5G 속도를 직접 측정해봤다. 통신 3사에서 각각 제공한 갤럭시S20+ 단말기를 나란히 놓고 속도 측정 앱 '벤치비'를 통해 5회씩 측정한 값을 모으는 방식을 썼다. 측정 결과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서울 도심 주요 상권의 사각지대에선 5G 속도가 상당히 빨라졌다. 지난해 4월 매일경제 측정 때 초당 268~420Mbps(초당 메가비트·데이터 전송 단위)였던 광화문광장에선 측정치가 최대 1300Mbps까지 뛰었다. 1년 반 사이 최대 측정치가 3배 이상 높아졌다.
여의도 IFC 지하 3층 식당가, 코엑스 메가박스 매표소, 강남과 광화문 교보문고에서도 지난해보다 속도가 훨씬 향상됐다. 지하철 2·9호선에서도 1000Mbps가 넘는 숫자가 나왔다. LTE보다 기본적으로 3~4배 이상은 빨랐다. 지난해 측정 때는 신촌으로 가는 버스에서 5G 연결이 끊겼는데 이번에는 버스에서도 5G 서비스가 끊김 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건물 내부로 들어가면 속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정부서울청사 3층에서 측정하자 일부 통신사에선 100~200Mbps까지 내려갔다.
특히 주거지역에선 대단지 아파트마저 실내에서 5G가 아예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강동구 고덕센트럴아이파크의 최 모씨는 "집에서 5G 버퍼링이 잦아서 그냥 4G 우선 모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동통신사들이 지난해 출범 때 3만5000여 개이던 기지국 수를 13만개 이상으로 늘렸지만 대부분 유동인구가 많은 대규모 상업지역에 집중한 탓이다.
[임영신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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