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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빠른 전송속도로 美서 5G 승부수…기지국 확장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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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아이폰12 출시 ◆

매일경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3일(현지시간) 애플 공개 행사에서 아이폰12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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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사실상 힘들다는 입장을 밝힌 초고주파 5G 영역에서 미국이 재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 미국에서 5G 이동통신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이동통신사 버라이즌이 사실상 전국적으로 초고주파 5G를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14일 애플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아이폰12에만 '진짜 5G'인 초고주파 밀리미터웨이브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북미에서 팔고 있는 갤럭시S20나 LG벨벳 같은 5G 폰들도 한국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밀리미터웨이브를 지원하고 있다. 낮은 주파수 대역으로 데이터 전송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초고주파 대역을 활용해 전송속도가 초당 4기가바이트(GB)까지 나오는 이동통신을 빠르게 확산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애플 이벤트에 나와 "연말까지 미국 주요 60개 이상의 도시에 '울트라와이드밴드'(버라이즌의 초고주파 서비스 이름)를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4월 한국과 5G 상용화 세계 최초 경쟁을 벌이며 이 영역에서는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나타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4월 12일 백악관에서 5G 상용화 관련 연설에서 "미래의 강력한 산업에서 다른 어떤 나라도 미국을 능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비록 우리나라가 5G 상용화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갖게 되긴 했지만, 초당 4GB 정도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진짜 5G' 영역에서의 경쟁은 늦더라도 시범지역에서부터 차근차근 밟아 올라나간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우위를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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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송속도가 한국에서 현재 대중화돼 있는 5G(6㎓ 이하 주파수 활용)보다 3배 이상 빨라서 '진짜 5G'라고도 불리는 '밀리미터웨이브'(28㎓ 대역 주파수 활용)는 미국 내에서도 전문가가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방 연구 쪽이나 대학교수가 아니고서야 다룰 수 있는 엔지니어가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초고주파 5G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핵심 칩 경쟁에서도 퀄컴을 비롯한 미국 회사들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14일 애플의 발표를 보면 아이폰12는 이런 초고주파 5G 시대에 적합한 제품이기도 하다. 아이폰12 시리즈는 모뎀뿐만 아니라 핵심 칩셋과 소프트웨어 등을 설계할 때부터 모두 5G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마트 데이터 모드'가 대표적이다. 초고주파 5G를 포함해 5G 작업이 필요 없는 일을 할 때는 알아서 4G로 설정을 되돌리는 기능이 기본적으로 들어 있다.

여기에 5나노 공정의 A14 칩셋은 동영상이나 게임 같은 대용량 데이터들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끔 최적화돼 있다. 이처럼 아이폰12를 통해 미국에서 초고주파 5G를 접하게 된 사용자들이 늘어나게 될 경우 관련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전년보다 늘어난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예년 대비 다소 늦은 10월 중순 출시에도 불구하고 올 12월까지 누계 판매량이 전년도 9~12월 판매된 아이폰11 누계 판매량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특히 아이폰12 발매 이후 스포츠 중계나 게임 가상현실 등에서 초고주파 5G를 활용한 앱들이 다수 출시될 전망이다. 미국의 스포츠패널 폭스스포츠는 미국 프로야구를 5G로 생중계하는 앱을 내놨고, 버라이즌은 5G를 이용해 화면 7개에 서로 다른 영상을 동시에 스트리밍하면서 미식축구를 감상할 수 있는 앱을 선보였다. 이 밖에 애플은 아이폰12와 아이폰12 프로 등을 통해 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수준의 초고화질 영상을 찍고 바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들을 선보였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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